''불패소년'' 이세돌(17) 3단이 배달왕 유창혁(34) 9단을 꺾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세돌 3단은 4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한국통신하이텔 사옥에서 열린 n016배 제8기 배달왕기전 도전 5번기 제4국에서 유창혁 배달왕에게 백으로 2백56수만에 3집반승을 거뒀다.

이로써 두 기사는 종합전적 2승2패로 오는 20일 제5국에서 최후의 승자를 가리게 됐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통신하이텔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통신프리텔이 후원한 이날 대국은 2승을 먼저 올린 유 배달왕이 대관식을 가질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올 들어 이 대회 전까지 유 9단과의 상대전적에서 3승무패로 앞섰던 이 3단이 패기를 앞세워 낙승을 거뒀다.

흑을 쥔 유 9단은 소목포석을 앞세워 각처에 두터운 세력을 쌓았고 이 3단은 실리 위주의 포석을 전개했다.

이 3단은 상변에 ''선실리 후타개''의 전략을 펼치며 대국을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었다.

유 9단이 탐색전 끝에 좌하귀에 흑59로 젖히면서 집싸움이 본격화됐다.

두 기사는 좌하귀의 흑진과 좌변의 백진으로 팽팽하게 대치했다.

이 3단은 좌변 백집을 크게 불리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 3단은 하변 수습을 잘 마무리했고 상변과 우상귀 싸움에서 실리를 취했다.

특히 끝내기에서도 앞서 승세를 굳혔다.

전장(戰場)은 한때 중앙으로 옮겨졌으며 이 3단은 우하변 백진과 중앙 연결을 시도했고 이에 맞선 유 9단은 중원에 흑을 두텁게 연결시키며 백의 진입을 저지하는 데 힘을 모았다.

유 9단은 우변에 흑집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지만 중앙에 흑세력을 쌓는 데는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하변과 우상귀에서도 너무 안일하게 대처해 패배를 자초했다.

○…한국통신하이텔 본사 5층에는 대국실과 검토실,바둑TV해설실,하이텔 온라인 해설실 등 4개의 방이 마련돼 두기사의 대국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날 해설실에는 방송중계 스태프와 바둑관계자 등 20여명이 분주하게 방을 오갔다.

보라매공원 후문에 있는 하이텔 본사 사옥은 공원이 한눈에 들어와 대국자와 참관자들의 기분 전환을 도왔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