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설가 로제 마르탱 뒤가르(1881∼1958)의 대하소설 ''티보가의 사람들''(민음사,전5권)이 완역됐다.

국내에는 축약본과 부분역만 나와있었을 뿐 완역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 불문과 정희성 교수가 프랑스 마르탱 뒤가르 센터를 오가며 10년간 원고지 1만장 분량의 책을 완역해냈다.

1937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마르탱 뒤가르는 20세기 전반의 사회사를 정신적 맥락에서 거대한 벽화로 재현해낸 작가다.

''티보가의 사람들''은 역사의 불행을 운명으로 감당했던 세대의 자서전인 셈.

작가는 비타협적인 반항아 자크와 용감하고 현실적인 의사 앙트안느를 통해 20세기 문명의 파산을 밀도있게 그려낸다.

모두 8부로 구성돼있는 ''티보가의 사람들''은 가톨릭 집안인 티보가의 아들 자크가 신교도인 다니엔 퐁타냉과 학교를 탈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자크는 사회주의 운동에 가담,1차대전이 터지자 반전운동을 벌이다 프랑스군에 적의 첩자로 오인돼 사살된다.

형 앙트안느도 독일군의 독가스에 노출돼 죽음에 이른다.

전란의 시대 개인주의의 불가능성을 주장하는 ''티보가의 사람들''은 오늘날 최초의 참여문학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알베르 카뮈는 1955년 불어판 서문에서 마르탱 뒤가르를 폴 발레리나 앙드레 지드 이상의 작가라고 추켜세웠다.

작가들의 야심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을 소화한 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쓰는 것.

카뮈는 마르탱 뒤가르를 ''용서의 지혜를 지닌 톨스토이 계열의 작가''라고 평했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