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냉전시대를 마감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심한 지역감정에 휩쓸리고 있다.

이것이 종교나 사상에서 오는 의식보다 더 강한 것이 아닌가 느껴질 때가 있다.

때로는 정치·경제에서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

원래 보수는 기존의 제도와 질서를 지키려는 경향이다.

그속에서 누리고 있던 권익과 모순을 수용하면서 개혁에 수반될 권익의 변동과 새로운 모순을 거부하는 성향을 지닌다.

한편 진보주의자는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며 이를 통해 발전을 기대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장래에 대해 무한한 예견력과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러한 진보그룹의 생태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세계사적 변화에 대한 이들의 예견력은 미약했다.

이들은 1960년대부터 발전하기 시작한 컴퓨터,특히 디지털화와 인터넷이 가져온 가공할 만한 변화를 미리 알지 못했다.

1980년대 말 동구 사회주의체제의 붕괴도 미처 예견하지 못했다.

더구나 정보통신의 디지털화와 영미식 시장경제 및 영어문화권의 확산이 세계통합을 가속화시키리라는 것도 나중에야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제 와서 세계화가 밝은 장래를 약속하는 것으로 믿는다.

그렇다면 이러한 세계화가 번영의 ''완전한 장래''를 약속할 것인가?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뉴욕지국장인 J 미클리스웨이트와 워싱턴 특파원인 A 울드리지는 저서 ''완전한 장래(A FUTURE PERFECT)''(Crown Publishers,New York,2000)에서 ''세계화의 도전과 숨겨진 약속''이라는 부제를 붙여 이 물음에 답하고 있다.

국제무역 확대,국가간 자본이동,하이테크 혁신,정보통신비용 감소,이민을 통한 국가간 인구이동 등 세계화가 경제성장을 가속시킨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세계화의 이점은 결코 디지털화 및 영미식 시장경제체제와 문화에만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서방 세계는 한세기 이전에도 국제화를 통해 비슷한 이득을 향유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금의 세계화가 과거와 다른 점은 정보통신의 디지털화와 인터넷확산은 물론 거대 금융자본과 다국적기업 그리고 EU와 같은 초국가적 기구의 존재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세계경제와 문화를 지배·장악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이를 발전시키는 특징을 지닌다.

증권시장은 정부정책,기업 및 개인의 경제활동을 주도적으로 평가하고 이들 경제주체들이 높은 성과를 내도록 유도한다.

그 결과 세계의 부를 증대시키고 높은 편의성을 제공하며 인권 및 개인선택의 자유를 획기적으로 확대시킨다.

세계화로 인해 새로운 신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저자는 이들 신화로서 거대기업,세계적 상품의 가속적 개발,기존 경제학 가설에 대한 의문,영합게임규칙,지도의 소멸 등 5가지를 들고 있다(6장).

따라서 이 조류에 부응해서 승리하기 위한 세계경영전략의 요체는 효율지향의 기업문화 창출,단순한 규모의 기업형성,국제적 경영철학과 윤리성 확보,높은 인적자본 육성,국제적 리더십 구축 등으로 지적된다(7장).

그러나 국가간 상호의존적 정치경제교류는 국민국가의 존립을 위협한다(8장).아울러 세계정부의 실패 가능성(9장),거대문화의 팽배에 따른 정서의 폐쇄성(10장) 및 승자독식의 비인간성(11∼13장)은 비정부기구(NGO) 시민연대의 대규모 반격을 예고한다.

결국 ''허울뿐인 세계화''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혜롭게 대응해야만 번영의 ''완전한 미래''가 약속된다고 설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