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경제로의 급속한 이행으로 신경제와 구경제간의 마찰과 새로운 경제 구조가 정립되는 상황에서도 "고객"은 변함없이 기업 경영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아니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실제 저자들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사우스웨스트 항공,월마트,시어즈 로벅,뱅크 원,MCI 등 서비스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의 주가는 일반 기업에 비해 두 배나 빠르게 상승하였다.

다만 문제는 많은 경영자들이 고객을 만족 혹은 감동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정작 의사결정은 다른 기준으로 하거나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모르거나 아니면 잘못된 행동을 취한다는 사실이다.

저자들은 바로 이점에 문제 의식을 두고 서비스 경쟁력에 대한 이론과 사례를 서비스 수익 체인이라는 관점으로 정리했다.

따라서 이 책 "서비스 수익모델(The Service Profit Chain)"(제임스 헤스켓 외 지음,서비스경영연구회 옮김,삼성경제연구소,1만8천원)은 고객 만족이나 고객 중심 경영에 관한 경영자들의 기존 관념들을 뒤엎고 새로운 이론과 개념을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선 저자들은 외부 고객 못지않게 내부 고객인 종업원들의 충성도,만족도,서비스 역량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존의 고객 관련 이론이나 기법은 외부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만 중시하는데 실제는 종업원 충성과 고객 충성 혹은 종업원 만족과 고객 만족간에 강력한 연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고객의 접점인 일선 종업원들이 고객에게 최종 결과를 제공할 능력이 없거나 고객 문제 해결이 회사의 다른 방침과 부딪힌다면 이들은 좌절할 것이고 당연히 고객에 대한 서비스 품질도 하락할 것이다.

둘째,고객을 왕으로 모신다고 해서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무작정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컨대 노드스트롬 백화점이나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경우,백화점에서 팔지도 않은 타이어에 대한 고객의 반품 요구를 수용했다거나 1명의 승객을 경비행기를 이용해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었다는 등 서비스가 우수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실제 이 기업들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비스 받을 자격이 없는 문제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축출하거나 배제하는 일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셋째,고객들은 서비스가 전달되는 방식뿐만 아니라 자신이 제공받은 결과물에서 가치를 느끼는데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이 중에서 한가지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저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고객 만족에서 친절이 차지하는 부분은 20%에 불과하며 고객의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결과물이다.

예컨대 리무진 서비스의 경우 아무리 운전사가 친절해도 리무진 자동차 자체가 우수하지 않으면 결코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없다.

사실 서비스와 관련된 연구보고서나 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돋보이는 이유는 기존 연구처럼 서비스를 제품의 보완책이나 허황한 구호로 취급하지 않고 매우 시스템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이다.

특히 디지털 경제의 확산과 더불어 거래의 단위가 전통적인 개념의 제품 중심에서 개인적인 경험을 강조하는 서비스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바야흐로 서비스가 모든 거래의 핵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끼는 경영자가 있다면 이 책의 2부인 서비스 시스템 구축 부분을 숙독하기를 꼭 권하고 싶다.

이동현 가톨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