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잉크가 아닌 석유로 쓰여진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석유가격 동향은 일상생활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근에는 유가폭등으로 세계경제가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가도 물론 사이클을 그리지만 한번 폭등할 때는 세계 전체가 들썩거린다.

이런 사태의 원인을 제공하는 장본인은 과연 누구이며 그 치유책은 무엇인가.

''석유를 지배하는 자들은 누구인가''(앤서니 샘스 지음,김희정 옮김,책갈피,1만원)가 제시하고자 하는 바다.

국제정치의 본질이나 국제경제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도 석유문제에 대한 분석과 이해가 먼저 있어야 한다.

현대 세계사는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메이저 석유회사와 연관을 맺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옵서버지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저자는 이런 ''석유의 정치''를 파헤치고 있다.

록펠러를 비롯 사우디 아라비아의 야마니 석유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인물을 추적하고 1973년 이란 팔레비 국왕이나 야마니 석유상이 유가를 4배로 끌어올린 배경을 설명한다.

또 어떻게 해서 세계의 가장 크고 중요한 산업이 ''7공주''(The Seven Sisters·7대 석유회사)에 의해 지배당하게 됐는지,선진국 정부들은 이들 회사에 왜 외교적 역할을 위임했는지 밝힌다.

개인적인 재테크를 위해서도 유가의 결정 메커니즘과 그를 둘러싼 힘의 관계를 알아야 하는 시대인 만큼 일독할 만한 책이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