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식 음악극''이나 ''한국적 뮤지컬''의 실마리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명성황후''처럼 역사적 소재를 발굴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음악극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음악 그 자체.

창(唱)같은 전통의 소리를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살려낸다면 우리의 소재나 주제의식이 더 빛을 발하지 않을까.

지난 13일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00 초청작으로 공연된 ''우루왕''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식 음악극의 가능성을 열어 보인 의미있는 무대였다.

창을 기본으로 하되 뮤지컬적인 요소를 곁들여 ''현대화된 창극''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작품을 기획 제작한 국립극장은 판소리와 굿,전통무예,국악관현악단과 타악그룹 공명의 음악,첼로 피아노 등 서양악기를 활용한 ''총체연극''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 비극 ''리어왕'' 줄거리에 우리의 서사무극(巫劇) ''바리공주'' 얘기를 덧입혔다.

무대는 고조선시대로 옮겨왔다.

형형색색의 전통의상과 고분에서 볼 수 있는 문양,전통무용을 무대에 올려 판타지스타일의 음악극으로 바꾼 것이다.

여기에 기와지붕과 망루,3층으로 이뤄진 무대,5m 높이의 대나무가 나오는 굿장면,전 출연진이 ''전쟁의 합창''을 부르며 전통무예와 고구려 벽화를 응용한 남성적 춤으로 펼쳐보이는 전투장면 등 확실한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리어왕''은 인간의 아집과 욕망이 초래하는 비극을 정교한 서사로 풀어낸 작품.

''바리공주''설화는 부모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일곱번째 딸 바리가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생명수''를 구하러 다니는 무가다.

모든 주인공들이 마지막에 죽는 리어왕에 비해 바리공주 얘기는 구원과 상생(相生)의 세계관을 갖고 있다고 제작진은 소개한다.

김명곤 대본·총감독,안숙선 작창,원일 음악,배정혜 안무,박동우 무대.국립극장의 제작인력이 총동원돼 만든 작품이다.

오는 12월15일부터 17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무대에서 재공연하고 2002년 월드컵 등 국제적인 행사에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대표작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경주=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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