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이레프로덕션(대표 염광국)의 "뉴 밀레니엄 애니메이션"제작발표회는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합작 파트너가 세계 굴지의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미국 헤비메털 비디오라는 점에서다.

총 투자비용은 무려 1천2백만달러(약 1백44억원).출발부터 세계를 겨냥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헤비메탈 비디오"는 "닌자거북이""헤비메탈""헤비메탈 FAKK2"같은 애니메이션 히트작들로 유명한 회사.발행부수가 연 5백만부에 이르는 인기 성인만화잡지 "헤비메탈 매거진"을 모체로 애니메이션 사업을 시작했다.

제작발표회 참석차 내한한 케빈 이스트만 헤비메탈 회장은 인터뷰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은 적은 예산에 비해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어요.

미국이나 일본같은 애니메이션 선진국과 비교하긴 이르지만 오랜 주문제작 경험에서 얻은 독특한 색깔을 지니고 있는 만큼 헤비메탈의 기획력이 더해지면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을 창조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라고 밝혔다.

두 회사가 만들 "뉴 밀레니엄 애니메이션"은 "크로우""24시의 남자""콜릿 45"등 모두 6편.(각 2부작.매편 45분).청소년과 성인을 겨냥해 하드고어,사이버 펑크,스릴러,에로틱 액션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다.

올해중 제작에 들어가 내년 9월께부터 작품을 차례로 내놓을 예정.이레는 제작을,헤비메탈은 기획과 마케팅을 맡았다.

모든 순익은 각각 2대8로 배분한다.

이스트만 회장은 "닌자거북이 비디오 시리즈는 미국에서만 30억달러의 수입을 올렸고 헤비메탈 FAKK2의 경우 미국에서 2백90만개가 넘게 팔렸다"며 "미국의 장편 비디오 시장 매출액이 연간 10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작품으로 3년안에 적어도 4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레는 그동안 "닌자 거북이"엑스맨""고스트 바스터"같은 해외 작품의 주문생산을 도맡으며 제작 노하우를 키워왔다.

따라서 이번 기획은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가 외국 업체의 주문제작방식이 아닌 본격적인 파트너 관계로 사업을 벌이는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그 향방이 주목된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