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 하늘과 짙푸른 바다사이를 가로지르는 눈부신 "하얀 호텔"에서 은빛 파도의 숨결이 가득 담긴 칵테일의 감미로움을 맛본다.

진홍색 드레스를 곱게 입은 승무원의 세련된 친절함은 유람선 여행을 더욱 편안하게 만든다.

스타 크루즈사의 2만5천t급 유람선 슈퍼스타 토러스호를 타고 부산에서 출발,일본 벳부-고베-후쿠오카를 오가는 4박5일 일정의 여행.크루즈 여행만의 묘미인 잠시의 일탈이 주는 편안함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비행기의 좁은 좌석에 갇혀 시달리다 겨우 도착하면 숨가픈 일정에 따라 내둘리는 팩키지 여행이 긴장과 설레임을 준다면 크루즈 여행은 휴일 늦잠처럼 한결 느긋하고 평화롭다.

크루즈는 말 그대로 선상여행이다.

항공모함급 대형선박에서 호텔 객실에 해당되는 캐빈(cabin)에 묵으면서 배안에 마련된 각종 편의시설을 즐길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흥겨운 음악에 맞춰 가벼운 운동을 한후 고급 식당에서 세련된 친절함이 몸에 베인 승무원의 접대를 받으며 일식으로 아침 식사를 한다.

산책을 겸해 배안 이곳 저곳을 기웃대다가 휘트니스 클럽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땀을 뺄 수도 있다.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을 위해 별도의 놀이방이 설치되어 있고 미용실,세탁실도 마련되어 있다.

잠시 출출해 지면 모닝티로 배고픔을 달래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칵테일잔을 기울이며 정다운 사람과 못다한 얘기꽃을 피운다.

정오가 되면 중국식당에서 뷔페로 점심을 먹고 승무원으로 구성된 트리오의 기타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거나 피아노바에서 은은한 선율에 마음을 싣고 감미로운 휴식을 맛볼수도 있다.

저녁식사전에 가벼운 하이티로 입맛을 다신후 면세점에서 몇가지 기념품을 산다.

저녁엔 선장이 주최하는 파티가 열린다.

선장이 주최하는 파티에 참석하려면 정장차림을 해야 한다.

태도만 정중하면 아름다운 여인이나 멋진 남자와 춤을 출 수도 있다.

춤은 대부분 사교춤이지만 잘 출 필요는 없다.

분위기에 취하다보면 스텝은 저절로 풀린다.

기념사진은 애써 자신이 직접 찍을 필요가 없다.

전문 사진기사가 배안을 부지런하게 돌아다니며 항해중에 벌어지는 추억에 남을만한 장면을 담아준다.

기념사진은 여행을 마치기 전에 일정한 장소에 전시되는데 마음에 드는 사진이 있으며 구입할 수가 있다.

선장이 주최한 파티가 끝나면 기다리던 저녁 만찬.아침이나 점심때보다 메뉴가 훨씬 다양하고 서비스하는 승무원들의 옷차림도 평상보다 더 화려하다.

해가 지면 본격적인 나이트 쇼가 펼쳐진다.

재주 많은 숭무원들이 펼치는 선원쇼,늘씬한 전문 무용수가 등장하는 갈라쇼.쇼가 끝나면 무용수와 기념사진을 찍을수도 있다.

늦은 밤엔 한껏 분위기있는 볼륨댄스나 디스코파티가 열린다.

게임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게임방도 마련되어 있는데 룰렛,블랙잭등을 즐길수 있고 있고 게임 초보자를 위해 다양한 게임을 가르쳐주고 마작세트등을 빌려주기도 한다.

자정 무렵엔 새벽까지 즐길 관광객을 위해 밤참이 나온다.

식사는 티타임을 포함하여 하루에 6번이며 별도의 식사비용을 받지 않는다.

다만 독특한 분위기를 원하는 관광객은 이탈리아음식을 따로 주문 할 수 있는데 이때는 별도의 요금을 내야한다.

배안에서는 현금을 사용 할 수가 없다.

면세점에서 물건을 사거나 제공되는 음료수외에 와인,맥주등을 주문할 경우엔 승선할 때 지급된 카드를 이용하며,이 카드는 배안에서 여권 대신 신분증으로 사용된다.

배안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매일 바뀌는데 바뀌는 내용은 당일 아침과 점심때 제공되는 "네비게이터(Navigator)"란 이름의 일정표에 자세히 적혀있다.

네비게이터엔 행사 일정 외에 식사시간과 장소,쇼핑뉴스,날씨,시설 운영시간,승선과 하선시간등 즐거운 선상생활을 위한 모든 정보가 담겨져 있다.

배안에만 있는 것이 다소 무료하면 기항지 관광을 할수있다.

기항지 관광은 옵션으로 별도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슈퍼스타 토러스호의 경우 일본 벳부와 고베,후쿠오카를 거치는데 일본의 유명온천이나 이름난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이병철 기자 hea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