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폭탄 피해의 참상을 고발한 일본의 걸작 만화 "맨발의 겐"이 한글판(아름드리미디어)으로 나왔다.

"맨발의 겐"은 실제 히로시마 원자폭탄 피해자인 나카자와 케이지(62)가 73년부터 "주간 소년 점프"등에 14년간 연재했던 작품.자신의 경험을 밑바탕으로 원자폭탄폭으로 일가족을 잃은 소년 겐이 어려움을 이기고 꿋꿋하게 성장하는 과정을 사실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렸다.

작품은 참화를 드러내는 데 머물지 않는다.

아버지가 반전주의자라는 이유로 "비국민"(매국노)으로 몰려 학대받는 겐의 가족이나 극한상황에 내몰린 숱한 인간군상들을 통해 일본 군국주의의 광기를 증언하고 조선인같은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준엄히 비판한다.

진지한 주제와 문제의식은 일상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거리감이 없다.

여기에 고난속에서도 천진난만함을 잃지 않는 겐의 모습은 따뜻한 웃음을 더한다.

"추운 겨울 서릿발을 뚫고 싹튼 보리는 사람들 발 아래 몇번이고 밟힌다. 그렇게 밟히면서도 보리는 땅에 뿌리를 단단히 박고,찬서리 눈바람을 견디며 꼿꼿이 자라 탐스런 이삭을 맺는다"라는 서두는 "평화에 대한 존중과 어려움 속에서 살아나가는 용기가 독자들에게 전해졌으면 한다"는 저자의 염원과 이어져 더욱 숙연하게 다가온다.

"맨발의 겐"은 영어 독일어 불어 러시아등 세계 10여개국어로 번역돼 큰 화제를 불렀고 영화 오페라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져 호평받았다.

단행본 전 10권중 1차로 2권이 출간됐고 3~4개월 단위로 계속 출간된다.

각 5천원.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