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투자자들이 인터넷 관련 기업으로부터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인터넷 기업으로부터 투자자들이 철수하는 것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수익성 때문일 것이다.

초기 인터넷 기업은 오프라인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또 강력한 브랜드를 쌓고자 많은 비용이 드는 대중광고 중심의 마케팅전략을 구사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급속한 확장전략을 통해 얼굴은 첨단이 되었지만 몸과 마음은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채 결과적으로 고비용 저수익이라는 상황이 전개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시점에서 CRM(고객관계경영)을 고객의 로열티,즉 기업에 대한 고객의 애착심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를 중심주제로 다룬 책 "CRM.com-인터넷 시대의 고객관계경영"(프레드릭 뉴웰 지음,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연구소 옮김,21세기북스,1만3천원)이 던지는 메시지는 국내 인터넷 기업은 물론 전통 기업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무척 크다.

지금까지가 불특정 다수에 대한 무차별적인 대응으로 공허한 메아리만 요란했다면 이제부터는 일반 대중이 아닌 구체적인 개인을 위해 어떻게 하면 따뜻한 관계를 형성하고 그들과 함께 "의미있는" 수익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머리말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역설적인 사실은 CRM이 간혹 다음 세 가지 경우에 해당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즉,CRM은 고객에 대한 것이 아니라 조직에 대한 것이고,관계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정보획득에 대한 것이며,관리에 대한 것이 아니라 마케팅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 이 말은 다음을 의미할 것이다.

첫째,고객 확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조직의 신념이다.

최고경영자를 비롯 기획,조사,영업 등 모든 조직을 "고객관계"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다시말해 CRM의 토대는 보너스카드,마일리지 등 "돈으로 산 고객"이 아니라,신념과 조직의 혁신이라는 것이다.

둘째,전자우편이나 디지털 인쇄,무선 인터넷,쌍방향 TV등 CRM의 최신 도구는 광고와 홍보 수단이 아니라 대화의 수단이고 대화를 통한 고객정보획득의 수단이어야 한다.

이 정보를 데이터 마이닝이라는 과정을 통해 고객에 대한 지식을 축적해야 한다.

고객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쌓일 때만 CRM은 빛을 발한다.

왜냐하면 그럴 때만이 고객과 일대일 관계가 형성되어 고객 "관리"가 아니라 실질적인 "관계" 마케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CRM의 토대에서 기술,고객과 수익 지향적인 관계로까지 발전하는 과정을 폭넓은 사례와 함께 제시하고 있다.

갑자기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표류하고 있는 국내의 인터넷 비즈니스 종사자와 특히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신하려는 기업들에게 의미있는 지침이 되리라 확신한다.

"고객의 삶과 요구,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것이 바로 CRM의 성공비결이다"라는 저자의 말은 비단 CRM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의 험난한 역정을 헤쳐나가는 이들을 위한 듯 이 책은 다음과 같은 격려의 말로 끝맺는다.

"삶이란 스키를 타는 것과 같다.

쓰러지지 않으려고 하면,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

박병진 아이비즈넷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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