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나 속인,남녀노소의 차별없이 모든 사람이 참여해 불교의 제법(諸法)을 논할 수 있는 ''참사람 무차대법회''가 지난 19일 전남 장성 백양사에서 열렸다.

''한국 조사선(祖師禪)전통의 재확립과 참사람 결사의 새로운 세계''란 주제로 마련된 이날 법회는 백양사 주지 다정스님의 개회사 및 각계 인사의 축사에 이어 백양사 방장 서옹스님과 동국대교수 성본스님,동화사 조실 진제스님의 설법 순으로 진행됐다.

개회사에서 다정스님은 "오늘날 정신적 공황으로 생긴 인간성 파괴를 극복하기 위해 참마음으로 돌아가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갖게 됐다"면서 "이 법회가 인류에게 희망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정신적 안식처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개회식에 이어 법석(法席)에 오른 서옹스님은 8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설법을 했다.

''참사람 결사의 새로운 세계''란 주제의 설법에서 서옹스님은 "현대사회는 인간의 이기적 욕망으로 인한 전쟁과 환경파괴로 위기를 맞고 있지만 우리의 정신문화에는 이같은 병폐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참사람''이 살아 있다"면서 "오직 이 참사람만이 중생을 구제하고 세계평화의 역사를 창조할 수 있다"고 갈파했다.

법어가 끝나자 서옹스님은 참석자들과 선문답을 나눴다.

한 비구니가 "거꾸로 흐르는 바다물을 다 삼켰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스님은 "거꾸로 흐르는 것을 보느냐"고 반문했다.

비구니가 다시 "스님은 도적 중에서도 대도적이시니 이 작은 도적도 알아봐달라"고 요구하자 서옹스님은 "니가 목소리는 크지만 아직 멀었다.그것으로는 안된다"고 대답,장내에서는 폭소가 터져나왔다.

1912년 금강산 건봉사에서 한암스님이 개최한 뒤 맥이 끊겼다가 98년에 이어 두번째로 열린 이날 무차대법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선승과 불교학자 및 불교신도 등 모두 3천여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법회장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절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큰 스님의 설법을 들었다.

백양사측이 점심공양으로 준비한 5천여개의 도시락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하지만 당초 참석하기로 했던 화계사 조실 숭산스님과 통도사 방장 월하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정대스님은 참여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백양사=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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