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를 찾은 사람들을 가장 반갑게 맞아준건 괭이갈매기였다.

"부웅 붕~"

유람선이 고동소리를 울리며 도동항을 출발하자 방파제에 앉아 있던 수백마리의 갈매기들이 약속이나 한듯 일제히 배로 몰려든다.

유람선 승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과 건빵을 먹기 위해서다.

갈매기들은 손이 닿을 지척까지 다가와 재빨리 먹이를 받아간다.

도동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섬 주위를 시계방향으로 도는 유람선 일주는 울릉도의 천혜 절경인 해안절벽과 크고 작은 다양한 섬들을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코스다.

가장 먼저 마주치게 되는 것은 저동 앞의 촛대바위.

원래 저동 물굽이(灣) 가운데 있었지만 지금은 방파제의 일부가 돼 오징어잡이 불빛과 항구의 풍경을 아우르고 있다.

바다로 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던 딸이 지쳐 돌로 굳었다 해서 "효녀바위"라고도 불린다.

가이드는 "새벽녘 점점이 떠있는 어선너머로 먼바다에서 솟는 일출을 보기에 가장 좋은 포인트"라고 말했다.

촛대바위를 지나 조금가면 울릉도 부속 섬 가운데 가장 큰 죽도가 보인다.

대나무가 많이 자라 "대섬"이라고도 한다.

93년부터 관광개발 사업에 착수, 야영장 전망대 피크닉장 헬기장 낙시터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죽도를 뒤로 한 유람선은 어느덧 관음도에 닿는다.

울릉도 3대 절경중 하나인 관음도에는 해식작용으로 수면에 잠긴 2개의 거대한 동굴이 뚫려 있어 탄성을 자아낸다.

삼선암 천부 추산을 통과한 유람선은 울릉도 제1경이라는 공암(孔岩.일명 코끼리바위)을 거쳐 통구미를 돈다.

통구미는 거북바위와 향나무가 숲을 이룬 절벽이 특히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울릉도 여행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성인봉 등반.

산의 생김새가 성스러운 사람을 닮았다 해서 성인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해발 9백84m인 성인봉은 가파른 산길로 3시간 이상 올라야 하는 힘든 코스다.

하지만 울릉도의 자랑거리인 원시림을 체험할 수 있는데다 시시각각 변하는 기후를 맛볼 수 있어 욕심낼 만하다.

성인봉 곳곳에는 섬피나무 너도밤나무 삼나무 등 희귀 수목들과 고비 미역취 부지갱이 다래 마가목 등 진귀한 산나물들이 군락을 이뤄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울릉도=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