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0건씩 e메일을 받는 비즈니스맨이여.경영대학원이 쉴새없이 쏟아내는 전문용어들에 관심갖지 말라.과잉 커뮤니케이션시대 ''데이터 스모그''는 그대를 질식시킬 수준이다.책상위의 서류를 날려 버려라.단순하게 살자.복잡한 이론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

최근 번역된 ''단순함의 원리''(원제 Power of Simplicity,잭 트라우트·스티브 리프킨 공저,김유경 옮김,21세기북스,1만원)는 이렇게 달콤한 말을 속삭이는 상당히 ''위험한''책이다.

단순한 것이 위대하므로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진리.그러나 현실은 단순한 사람을 ''바보''취급할 만큼 비정하다.

IBM과 AT&T 경영컨설턴트인 저자는 경쟁자와 구별될 수 있는 단순한 아이디어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단 단순화를 전략으로 택했다면 차별화와 집중화를 전술로 취할 일.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피자 체인점 파파존스가 있다.

''우리도 복잡한 크러스트 피자를 만들 줄 압니다.그러나 전통적인 피자를 더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파파존스는 피자빵의 밀가루 반죽을 좋게 하기 위해 정수한 물을 사용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파파존스는 피자헛을 위협할 만큼 급성장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모든 비행기 기종은 보잉 737이다.

기종을 단일화함으로써 정비사의 수고를 덜고 안전 운항의 가능성을 높인 것.

유명한 치킨샌드위치 전문점 칙 앤 필은 35년간 한가지 제품만 팔고 있다.

스페인 회사 추파춥스는 1957년 2백가지 상품 생산을 중단하고 막대사탕 하나에 집중했다.

오늘날 추파춥스는 세계 막대사탕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복잡하게 사업을 확장해 낭패 본 경우가 오히려 많다.

미국 담배회사 말보로는 맨솔 등 여러가지 담배를 동시에 생산했는데 시장점유율이 신통치 않았다.

말보로는 진정한 카우보이는 맨솔을 피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초기 제품인 말보로 컨트리로 돌아갔다.

상황은 나아졌다.

제록스는 복사기에서 컴퓨터까지 모든 것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려했으나 복사기를 전문으로 해야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책은 정보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상당히 솔깃한 내용이다.

떠들썩한 말잔치에서 빠져나오라는 충고는 온당하지만 정보와 데이터를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이 먼저일 것이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