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쌓아온 기술력과 콘텐츠를 바탕으로 5년 안에 반드시 세계 5위권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만들겠습니다"

3차원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디지털드림스튜디오(DDS) 이정근(36) 사장의 목표다.

지난 93년 회사를 설립한 이래 줄곧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려온 그는 최근 그 노력의 결실을 맛보고 있다.

미국 EA사의 의뢰를 받아 지난 6월 출시한 골프게임 ''타이거우즈 PGA투어 2000''이 미국에서만 지금까지 1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달말에는 일본 아이디어팩토리사와 70억원의 제작비를 공동 투자한 플레이스테이션2 게임 ''런딤''(RUN=DIM)을 일본에서 선보이는 데 이어 이 게임의 13부작 3D 애니메이션도 내년 4월께 일본 TV를 통해 방영된다.

1백억원이 투입된 극장용 CGI영화 ''아크(ARK)''는 내년 하반기에 미국을 비롯 전세계 극장에서 동시에 개봉될 예정이다.

DDS가 이처럼 세계적인 업체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실력과 비전을 인정받았기 때문.

이 사장은 그동안 미국에 의존해왔던 군중시뮬레이션 기법과 립싱크·페이셜 애니메이션 기법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미국 최대 디지털 스튜디오 운영업체인 레인보 스튜디오,윌리엄모리아,국내의 신씨네 등과도 지분 교환을 통해 탄탄한 네트워크 관계를 구축해 국제적인 배급망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매출액의 80%를 해외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진정한 벤처라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달러를 벌어올 수 있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우리문화를 콘텐츠로 한 문화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고려대 금속공학과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을 졸업한 이 사장은 94년 백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왕도의 비밀''을 선보여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게임 개발에 전력,97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국내 최초의 도시경영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버추얼서울''을 개발,세계적인 도시건설 시뮬레이션 게임인 ''심시티''를 능가한다는 호평을 얻기도 했다.

그는 "벤처 하면 모두가 ''서태지''가 되고 싶어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중현''과 같은 역할"이라며 자신은 다음 세대들이 주역으로 자리잡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02)578-7576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