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공학 전문가인 지만원(58·사회발전연구소장)씨가 국가시스템을 대대적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곧 구제금융 사태보다 더한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씨는 최근 펴낸 ''한국호의 침몰-이대로 가면 진짜 망한다''(현암사,9천5백원)에서 우리나라를 빙산과 충돌하기 직전의 타이타닉호에 비유했다.

그는 경쟁력 없는 부실기업에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쏟아붓는 정부와 은행돈을 끌어다 빚덩이만 키우며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해외로 재산을 빼돌리는 기업주,허울좋은 지표에만 매달리는 경제관료들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현정부의 경제개혁도 근본부터 잘못됐다고 질타한다.

경제를 개혁하려면 시스템부터 개혁해야 하는데 ''보이는 손''만 휘두를 뿐이라는 것이다.

시장경제 시스템을 선진국형으로 만들고 경영능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기는커녕 도덕적 해이만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이런 상황에선 국민만 죽어나게 되고 국가 장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IMF 위기가 외화를 마구잡이로 끌어쓰고 제 날짜에 갚지 못해 발생한 일시적 금융사고인 반면 앞으로 다가올 위기는 총체적인 경쟁력 상실과 대량실업에서 오는 구조적이고 만성적인 위기라는 설명이다.

그는 은행에 순번대기표 시스템이 등장한 뒤 객장의 질서가 잡힌 것을 예로 들며 ''보이지 않는 손''과 시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대안도 제시했다.

그가 내놓은 ''경제개혁을 위한 시스템 전략''은 금융시스템 확립,중소기업 육성,품질 이미지 제고,경영자 양성,효율적인 정부 구축,세제 개혁,정경유착 단절,정책 실명제,교육 개혁,노동시장 유연화 등 22가지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