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과 가벼운 울림''

컨템퍼러리 재즈의 거장 데이브 그루신과 기타리스트 리 릿나워가 함께 발표한 음반 ''Two Worlds''(유니버설)가 들려주는 미학이다.

클래식과 재즈,피아노와 기타,그루신과 릿나워의 만남(two worlds)은 평화로운 또 하나의 세계(another world)를 만들고 있다.

그 세계는 조지 거쉬인의 ''랩소디 인 블루(Rhapsody in Blue)''로 시작된 클래식과 재즈의 만남과는 또 다르다.

바흐를 리메이크하는 재즈아티스트 자크 루시에의 음악과 평행선을 그린다.

클래식을 재즈스타일로 해석한 것이 아니라 재즈아티스트가 완전히 클래식 연주자로 옷을 갈아입은 것 같다.

앨범 홍보차 한국을 찾은 그루신은 "정통 클래식스타일로 연주한 완벽한 클래식음반"이라며 "클래식 레퍼토리를 피아노와 기타를 위해 편곡하는 과정에서 재즈적인 아이디어가 들어간 정도"라고 말한다.

릿나워는 "나는 음악을 해왔지 특별히 어떤 장르의 음악을 해왔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앨범 제목과는 달리 one world에서 음악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어떻든 간에 대중적인 감수성이 풍부한 아티스트들이 연주하는 클래식 레퍼토리는 색다른 느낌을 준다.

맑고 은은한 음색,명상적인 분위기,마음을 청명하게 만들어주는 그 무엇에 빨려들어간다.

이러다간 정통 클래식 연주자들이 설 땅이 없어질 것 같다.

그래서일까.

이 앨범의 제작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소프라노 르네 플레밍,첼리스트 줄리안 로이드 웨버가 함께 참여했다.

세계 최고의 클래식 연주자들이 대중음악의 히어로와 손을 맞잡은 것이다.

올해 나온 클래식 음반 중에서 단연 돋보일 수밖에 없다.

바흐 ''4개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1악장 ''시칠리아나'',빌라 로보스 ''브라질풍의 바흐'',바르톡 ''루마니아 민속춤'',그루신이 작곡한 ''무언가''''엘레지'' 등이 수록돼 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