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훈(28)을 만나 깨진 예상 하나.

숱한 여성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귀공자 스타일의 깔끔한 이미지만큼 성격도 샌님같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털털하고 솔직한 성격이었다.

지난 금요일,그는 "촬영때문에 요즘 통 잠을 못자서 낮잠을 자다왔다"며 반바지 차림으로 나타났다.

막바지 촬영이 한창인 영화 "단적비연수"와 SBS수목드라마 "경찰특공대"촬영때문에 경남산청과 서울을 정신없이 오가느라 쉴틈이 없단다.

지난달 19일부터 SBS "경찰특공대"로 1년여만에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친 그는 요즘연기가 한층 성숙해졌다는 얘기를 부쩍 자주듣는다.

지난해 연극배우로서는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아 국립극장 무대에 선 경험이 1년새 연기의 자양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관객들을 앞에 두고 공연을 할때는 가슴속에서 무엇인가 치밀어 오르는 색다른 느낌"이라며 당시 무대위의 감동을 전했다.

연극 공연 후 맡은 첫 드라마가 바로 "경찰특공대".연기에 탄력이 붙었다.

그는 미국 유학을 준비하다 형이 테러집단에 의해 살해되자 모든 꿈을 접고 경찰특공대에 자원입대한다.

어릴적부터 동생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던 형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분노,그리고 복수를 다짐하는 주인공 동하의 연기를 사실감있게 보여준다.

"전에 출연했던 작품들은 트렌디성 드라마라 내면연기가 많지 않았지만 "경찰특공대"는 일종의 정극이에요. 사랑하는 형을 잃고 슬퍼하다 형을 죽인 테러집단에 대한 복수를 결심하는 남자의 이야기라 선굵은 감정과 표현들을 보여줄 수 있어요"

지난 6월 "토마토" 이후 13개월동안 드라마 출연을 자제해왔다.

연극공연과 영화촬영 등 나름대로 바쁜 일정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신과 맞지 않는 TV의 속성때문이다.

시간에 쫓기는 일상은 딱 질색인 그에게 스케줄이 빡빡한 TV드라마는 항상 부담스럽다.

영화도 밤샘 촬영하지 않는냐고 묻자 "영화는 생각을 하며 준비된 연기를 할 수 있지만 TV는 정말 정말 타이트하다"며""3~4일씩 밤샘촬영을 하면 마치 앵무새처럼 대사를 내뱉는다는 기분이 들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경찰특공대"는 사전제작형식으로 지난해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그는 "앞으로 TV드라마보다 연극이나 영화에 더 집중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남자나이 스물여덟.한창 이성친구가 그리울 때다.

특히 요즘처럼 바쁜 스케줄때문에 몸이 힘들때는 더욱 여자친구가 간절하다.

그는 "새벽에 영화촬영을 하다 문득 이럴때 위로전화해줄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한다"며 "촬영일정이 끝나는 오는 9월부터는 적극적으로 여자친구를 찾아나설 생각"이라며 의욕을 다진다.

그는 나이가 들어서 시트콤같은 가벼운 드라마에도 출연할 수 있는 연기자를 꿈꾼다.

"지금이 연기자로서 캐릭터를 구축해가는 과정이라면 나이가 들어서는 다시 그 이미지를 부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시트콤이 정형화돤 이미지를 깨기에 적격인 장르인 것 같아요"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