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류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이들이 직접 털어놓은 경영 마인드와 생활철학을 만나보자.

"최고경영자의 직언(원제:Straight from the CEO)"(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지음,안진환 옮김,청림출판,1만2천원)에는 성공한 CEO 33명의 어록과 경영철학이 담겨 있다.

등장인물은 미국 굴지의 경영컨설팅 그룹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엄선을 거친 스타 기업가들이다.

이들의 경영 스타일은 제각각이지만 이들에게는 놀라울 정도의 공통분모가 있다.

매사에 신중하면서도 필요한 순간에 과감히 결정을 내리는 결단력과 인적자원 관리를 가장 소중히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 책은 기업가들의 공통된 관심사인 세계화,급진적 개혁,리더십,기업문화,경영혁신,고객 관계를 6장으로 나눠 서술한다.

먼저 세계화와 관련된 경구들이 눈에 띈다.

칼스버그 그룹의 플레밍 린델뢰프는 "최고의 국제적인 브랜드는 "글로컬"브랜드"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생각하되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애기다.

그는 성장의 기회를 찾아 덴마크라는 좁은 나라를 벗어났다.

그에게 세계화란 "입맛과 기호가 덴마크와는 전혀 다른 지역에서 외국산 고급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심어놓는 일"이다.

지역 특성에 맞는 제품을 효과적으로 광고하면서 외제라는 "느낌"을 최대한 살린 것이다.

"우물 안에 있되 언제나 우물 밖을 생각하라"는 그의 직언은 지금도 요긴하다.

컴팩 컴퓨터의 엑커드 페이퍼는 "어떤 분야에서 경쟁하든지 한발은 현재,다른 한발은 미래를 향해 딛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미래에 적극 대응하면서 고객의 요구에도 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브리티시에어로스페이스의 리처드 에번스는 "CEO가 열정을 갖고 개혁의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는 것이 직원들에게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면서 "고위 관리자 워크숍때 최고경영자는 제 시간에 도착해야 하고 개인적인 휴식이나 외부 전화를 핑계로 자리를 뜨거나 해서도 안된다"고 잘라 말한다.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줌으로써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기업문화 측면에서 "경영진의 아이디어가 기업 구성원들에게 속속들이 스며들기 위해서는 모든 직원이 같은 악보를 보고 노래하듯 해야 한다"는 돈 아구스(호주 국립은행장)의 잠언도 음미할 만하다.

경영혁신과 관련해서는 "회사의 모든 임직원을 초대형 유조선에서 소형 군함으로 바꿔 타게 하라"는 하인리히 폰 피이레르(지멘스)의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이토추의 미노루 무로후시,브리티시항공의 콜린 마셜,체이스맨해튼 은행의 월터 시플리 등이 전하는 얘기 또한 기업인들에게 보약이 되는 금언들이다.

제갈공명의 지혜도 때와 장소에 맞아야 한다고 했다.

성공한 경영자들의 노하우를 언제 어느 상황에 활용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눈밝은 리더들의 몫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