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십권씩 쏟아지는 만화중에서 "좋은 만화"를 고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문화관광부가 매 분기별로 선정하는 "오늘의 우리 만화"는 이런 점에서 썩 훌륭한 지침이 된다.

올해 2분기(4~6월)수상작에는 조운학(47)의 "니나잘해"와 변병준(28)의 "프린세스 안나"가 뽑혔다.

변씨는 한때 조씨의 문하생으로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화제다.

"니나잘해"(학산문화사)는 본격적인 학원 코믹액션물.

지난 95년 9월 만화잡지 "찬스"창간호에 첫선을 보인후 벌써 연재 5년째에 접어들었다.

현재 24권까지 발행됐고 잡지연재물로는 90년대들어 처음으로 단행본 20권을 넘기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야기는 용용고와 팔팔고의 "주먹"들이 벌이는 세력다툼을 축으로 한다.

공부는 꼴찌지만 싸움엔 일등인 충치,출중한 미모와 잘빠진 몸매로 남자들의 애를 태우는 연두,교내 폭력서클 우두머리인 이 후등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10대의 우정과 사랑,갈등과 방황을 흥미진진하게 엮어간다.

"니나잘해"라는 제목에서 엿보이듯 기성세대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도 군데군데 숨어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소년들의 진지한 삶의 모습을 다뤘다"는 게 선정이유다.

조운학씨는 70년에 만화계에 입문했지만 90년대들어 본명으로 "초감각 전쟁"을 발표한 후 스포츠신문에 "휘파람""바이 더 웨이"를 연재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신세대 이야기를 실감나게 그려내는 솜씨가 탁월하다는 평가다.

"어떻게 하면 더 현실감 있고 정밀하게 그릴까"를 늘 고심한다는 게 작가의 말.

"프린세스 안나"(도서출판 대원)는 신세대 여성작가 배수아씨가 96년 발표한 단편집 "바람인형"(문학과 지성사)에 실렸던 단편소설을 만화로 옮긴 작품이다.

가정을 버린 아버지때문에 한순간에 "공주"에서 밑바닥으로 추락한 소녀의 이야기를 음울하고 절망적인 분위기속에 담아냈다.

99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만화잡지 "영챔프"에 연재됐고 단행본으로도 출간됐다.

"상업만화에서 보기힘든 뛰어난 명암과 질감묘사와 한국적 현실을 섬세하게 표현한 배경묘사"라는 선정이유에도 나와있지만 일일이 펜선을 댄 예술적 터치가 백미다.

변병준씨는 95년 대원의 신인공모에서 "코미디"로 우수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97년에는 동아.LG만화공모에 입선했고 98년에는 "첫사랑"이라는 단편집을 내놓으며 문화관광부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만화문화대상 신인상을 받았다.

일본잡지 연재를 목표로 일본에서 연수중이다.

<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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