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때까지
나는 정처없습니다
사방에서 새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 큰 미류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춥니다

* 시집 "남해 금산"에서

<> 약력=1952년 경북 상주 출생,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