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우리가 들었던 백설공주 동화에는 왕자가 키스를 해 백설공주를 깨운 것으로 적혀 있다.

하지만 이야기의 원전을 보면 왕자는 유리관에 잠들어 있는 백설공주를 보고 성욕이 발동,그녀와 섹스를 한다.

서민층에서 떠돌던 민담이 근대에 들어 동화로 각색되면서 성적인 내용은 모두 빠지고 아름답게 포장된 것이다.

"사랑은 진할수록 아름답다"(명진출판,8천5백원)는 이렇듯 어둠속에 가려져 왔던 성을 과감하게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한국 출신의 세계적인 성심리학자이자 호주 웨스턴 시드니대 심리학과 교수 홍성묵씨.

그는 대학에서 남자친구가 위독하다는 이메일만을 남긴 채 과제발표를 미루고 공항으로 달려가는 여학생,자신의 성적 편력으로 시험지를 빼곡이 채우는 남학생,실연당했다는 이유로 당당하게 리포트를 백지로 건네는 학생들의 성 문제를 상담하고 있다.

홍 교수는 이 책에서 자신이 실제로 겪었던 상담 사례를 통해 우리가 흔히 가질 수 있는 성적 고민을 명쾌하게 해결해준다.

그는 무엇보다 섹스에 대해 어떤 가치관과 태도를 지녀야 할지,실제 섹스를 할 때 그것이 자신의 인생과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섹스를 제어하고 즐길 수 있으며,섹스 때문에 삶이 휘둘리는 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더블데이트나 많은 상대와의 이성교제를 적극 권장한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풍부한 경험과 선택의 기회가 필요하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또 그간 금기시됐던 폰섹스나 카섹스도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성적 행동의 한 방식으로 일상속에 자리잡은 현상을 억압하기 보다는 오히려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아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이제 성을 환상의 세계에서 우리의 일상 속으로 불러들여야 한다"면서 "환상에서 현실로 다시 돌아올 때,비로소 성은 아름다운 그 무엇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