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눈이 휘둥그레질만큼 대담한 패션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특색 있고 이국적인 차림도 눈에 많이 띤다.

오렌지 블루 민트 골드 등 선명한 브라이트컬러와 맨살을 드러낸 상의,바디라인을 그대로 보여주는 바지,무대복처럼 스팽글을 단 원피스 등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롭고 섹시한 옷들이 여름패션을 주도하고 있다.

한여름 매장의 쇼윈도우를 장식하고 패션 스트리트를 빛내고 있는 키워드 몇가지를 정리해보자.

[ 동양미 ]

<>인도풍

에스닉 패션계에 몰아친 에스닉(ethnic) 바람은 인도풍 의상을 올 여름 최고의 패션 트렌드로 띄워 놓았다.

까만 목단색과 대나무로 대변되는 일본풍,윤기있는 원색 비단을 내세운 중국풍에 이어 새롭게 다가온 인도풍은 지금 인기 절정을 치닫고 있다.

반짝이는 글리터링,사리처럼 하늘거리는 머플러,투명한 쉬폰 소재,자유롭게 염색한 옷감들,몸을 휘감는 바지 등은 거리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는 인도풍 패션 요소들이다.

특히 구슬과 스팽글을 옷에 단 글리터링 룩은 지난 봄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등장해 한여름까지 인기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바지 밑단이 스팽글로 장식되고 블라우스에는 어김없이 작은 구슬이 박혀 있다.

색색깔의 구슬팔찌도 인기 액세서리 아이템이다.

디자이너들은 동양적이면서 로맨틱한 면을 지니고 있는 인도풍 에스닉은 이번 여름을 끝으로 그 기세가 한풀 꺾이고 대신 몽골이나 에스키모 스타일에 자리를 양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 여성미 ]

<>A라인 톱

어깨를 훤하게 드러내는 톱의 유행은 올해로 절정을 맞이하고 있다.

더욱 대담해지고 디자인 종류도 많아졌다.

몸에 적당히 붙고 어깨선을 끈으로 처리한 캐미솔톱처럼 일반적인 형태부터 앞치마처럼 몸의 앞가슴을 가린채 뒷 목부분에서 끈으로 묶어주는 홀터넥 스타일의 톱,가슴부터 배꼽위 부분까지의 길이에 원통모양으로 두른듯 한 튜브톱 등 노출도가 심한 특별한 디자인의 톱까지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A라인 톱도 유행 아이템중 하나다.

겨드랑이 바로 밑에서 허리로 갈수록 점차 넓어지는 이 스타일은 여성적이면서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준다.

몸을 꽉 조이는 대담한 디자인이 어색한 사람들이 A라인 톱을 선택한다.

쉬폰처럼 하늘거리는 소재나 면,실크 혼방 등 다양한 소재의 제품이 매장에 나와 있다.

[ 섹시미 ]

<>쉬폰

쉬폰 역시 톱과 함께 올 여름 여성들의 대담한 노출과 관계 있는 아이템이다.

인도풍의 유행과도 무관하지 않다.

하늘거리고 속이 투명하게 비치는 이 소재가 패션쇼 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초반 씨스루 룩(seethrough look)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부터다.

최근 속살이 내비치는 누드컨셉이 주목받으면서 디자이너들이 가장 즐겨 찾는 소재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프라다,알베르타 페레티,헬무트 랭,입생로랑 등 많은 디자이너들이 올 여름 섹시룩을 연출하면서 쉬폰소재를 선택했다.

쉬폰은 사계절 모두 쓰이는 옷감이긴 하지만 그 특유의 시원한 맛으로 인해 대표적인 여름소재로 꼽힌다.

쉬폰소재를 입을 때는 안쪽에 같은 색 계열의 톱을 받쳐 입는 것이 좋다.

또는 여러겹 겹쳐 아스라히 안쪽이 보이도록 된 디자인을 고르면 부담없이 입을 수 있다.

[ 고전미 ]

<>전원풍 룩

인도풍과 함께 TV외화시리즈 "초원의 집"을 떠오르게 하는 전원풍 패션(페전트룩,peasant look)도 강세를 띠고 있다.

레이스를 끝부분에 박은 원피스가 올 여름 특히 잘 팔리고 있는 것은 페전트 룩이 유행하고 있다는 증거다.

주 소재는 면과 마.컬러는 새하얀색이 기본이고 여기에 내추럴한 베이지와 하늘색,블루 등이 가미된다.

촘촘히 박힌 러플,섬세한 레이스와 자수가 이 스타일을 대표하는 장식들이다.

또 목선이 보트형으로 옆으로 넓고 깊게 파졌거나 옷이 벗겨진 듯 어깨가 드러나는 디자인으로 표현된다.

디자이너들은 주렁주렁 달린 목걸이나 커다란 팔찌 등의 액세서리를 곁들여 연출해야 전원풍의 멋이 살아난다고 조언했다.

<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