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고 축축한 장마철에는 옷도 기분도 눅눅해져 자칫 활기를 잃기 쉽다.

특히 정장을 입어야 하는 비즈니스맨들은 출근시간부터 비에 젖고 구겨진 옷을 입을 생각에 걱정부터 앞서기도 한다.

디자이너들은 비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알맞은 소재와 색상 선택으로 불편함을 어느정도는 해소할 수 있다고 조언 했다.

LG패션 고기예 실장(마에스트로 디자인실)은 "장마철에는 구김이 적고 빨리 마르며 열을 잘 방출하는 폴리나 면 소재의 옷이 가장 적당하다"고 말했다.

또 "밝고 산뜻한 색상으로 단순하고 가볍게 입으면 불쾌지수가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소재

신사복의 주요 소재로 쓰이는 마 모 실크는 물에 젖으면 무거워지고 뻣뻣해진다.

또 비맞은 즉시 드라이크리닝으로 세탁하지 않으면 섬유가 손상돼 후줄근해지기 쉽고 세탁비 부담 또한 커 장마철에는 적당치 않다.

반면 폴리에스테르 소재는 통풍성이 좋으면서 쉽게 마르고 물빨래도 가능해 장마철 양복 옷감으로 적당하다.

신사복 브랜드에서 여름이면 내놓는 워셔블 수트( Washable Suit )는 폴리로 만들어진 옷이다.

캐주얼하게 입을 때는 면과 아크릴,리넨 혼방소재로 만든 옷을 고르도록 한다.

이 소재들은 옷모양을 잘 살려주면서도 까슬까슬한 청량감이 살아있다는 장점이 있다.

<> 연출법

축축한 장마철에는 평소보다 밝고 화사한 패션으로 주변 분위기를 경쾌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

수트는 밝은 회색이나 베이지 등 자연스러운 색상을 선택해 본다.

여기에 청색 계열의 셔츠와 타이를 매면 시원한 느낌이 든다.

흰색셔츠를 입었다면 하늘색이나 연녹색 등 화사한 컬러의 단색 넥타이로 산뜻한 느낌을 표현해본다.

굳이 정장을 입지 않아도 좋은 날에는 정장보다는 훨씬 가벼운 비즈니스 캐주얼 스타일이 편하다.

안감이 없는 얇은 홑겹 재킷에 면바지를 입고 셔츠나 티셔츠를 매치하는 것이 보통의 비즈니스 캐주얼 연출법.폴리로 만든 홑겹 재킷은 가벼울 뿐 아니라 구김이 적어 정장과 캐주얼 모두에 어울리는 실용적인 아이템이다.

장마철을 대비해 한벌씩 구비해두는 것이 좋다.

재킷안에는 옥스포드 소재의 반팔 남방이나 라운드 혹은 V자 형 목선의 면티셔츠를 코디하고 아래는 주름이 덜 가는 면바지를 입으면 센스있는 비즈니스 캐주얼이 완성된다.

주말 외출시에는 리넨 아크릴 혼방소재로 만든 니트셔츠에 폴리바지를 입어본다.

좀더 젊은 감각으로 입고 싶다면 무릎까지 오는 버뮤다 팬츠에 흰색 티셔츠,체크남방을 함께 매치한다.

멀리 외출할때는 기온이 갑작스럽게 뚝 떨어질 것을 대비해 보온기능이 있는 방수점퍼를 입고 나간다.

[ 신발 보관요령 ]

신발은 정장을 입을 때 외에는 샌들을 신는다.

젖은 구두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재빨리 마른 헝겁으로 물기를 닦아내고 신문지를 뭉쳐 넣어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 말린다.

장마철에 발냄새를 없애기 위해 신발안에 향수를 뿌리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신발을 바짝 말린 후 신발전용 습기제거제와 탈취제를 넣어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양말과 구두는 꽉 끼는 것보다는 조금 넉넉한 사이즈를 신도록 한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

도움말=LG패션 디자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