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쟁이"는 "각(점방)"에서 일하는 점원 "각쟁이"를 가리킨다.

"각"은 고려시대 개성에 설치된 백화점 "팔각방"의 준말.

각쟁이가 얄미운 구두쇠란 의미로 확장된 것은 개성 사람들이 인분까지 돈을 받고 팔았기 때문이다.

대개 뒷간 청소는 돈이 나가는 일이지만 개성 깍쟁이는 거꾸로 했다.

북한향토사학자 송경록씨의 "개성이야기"(푸른숲.9,800원)는 개성의 역사와 인물을 다룬 야록이다.

북한 학자의 원고가 북한보다 남한에서 먼저 출판되기는 이번이 처음.

국내의 북한 출판물은 조선수출입공사를 통해 들어온 것이 대부분이나 "개성이야기"는 저자와의 직접적인 계약에 의한 것이다.

북한은 한반도 최초의 통일 국가를 신라가 아니라 고려로 보기 때문에 개성은 우리의 경주와 맞먹는 의미를 갖는다.

역사 해석에 있어서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한 셈.

궁예도 고려 태조 왕건의 숙적이었던 만큼 둘도 없는 패륜아로 묘사된다.

개성 사람들의 자부심도 남다르다.

북에서든 남에서든 개성가는 길은 모두 "올라간다"고 표현된다.

일제시대 때도 개성 사람들은 서울에 "내려간다"고 했다.

남자가 집비우고 먼길 떠나는 일이 잦았기 때문에 각 대문엔 철통같은 자물쇠가 채워졌다.

뒷 담이 높은 것도 개성 가옥만의 특징.

큰 길에 면한 집은 추녀를 여섯 자씩 뽑아 행인들이 눈비를 맞지 았았다고 한다.

개성에서 예성강 하구 벽란도까지 40리를 우장(雨裝)없이 다녔다는 전설이 내려올 정도다.

한증막의 원조는 고려 청자 불가마다.

자기를 꺼내러 가마에 들어갔던 도공은 찜질 효과를 절감했다.

가래떡도 개성음식이다.

고려 사람들은 굵직한 가래떡을 이성계의 목이라고 상상하며 썰어 먹었다는 전설이다.

개성에도 광화문,성균관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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