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의 밤은 낮과 다르다.

가로등과 네온의 불빛아래 젊은 남녀와 가족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청소년들의 소란스러움은 사라지고 적요함이 무르익는다.

낮의 무더위는 한풀 꺾이며 살갗에 닿는 밤공기는 서늘함마저 감돈다.

만개한 장미꽃은 가로등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분수는 현란한 조명아래서 "춤의 향연"을 펼친다.

꽃과 분수, 남과 여가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공간이다.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말처럼 "모든 것이 뒤섞이는 밤" 그것이다.

놀이공원의 밤나들이에서 추억이라도 만든다면 세상에서 가장 값진 시간을 건져올리는 셈이다.

에버랜드 서울랜드 롯데월드는 이달들어 일제히 여름철 야간개장에 들어갔다.

<> 서울랜드 =야간 놀이시설의 체감속도는 낮보다 훨씬 크다.

어둠이 스릴과 쾌감을 배가시켜 주기 때문이다.

올해 도입돼 인기 상한가인 최신기종 "샷드롭"과 "스카이X"는 밤에 가야 제대로 탈 수 있다.

낮에는 청소년 고객들로 만원이어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

두 기종을 타면 스피드와 공포감과 함께 아름다운 야경까지 즐길수 있다.

매일밤 7시 쟈르당 무대에선 연인들이 참여하는 생맥주파티가 펼쳐진다.

어둠과 술에 기운을 얻어 가슴속에 묻어둔 "선홍빛" 감정을 꺼내보일 수 있는 찬스다.

장미넝쿨로 둘러싸인 장미터널과 호수가 펼쳐져 있는 베니스무대 주변은 젊은이들이 특히 몰리는 곳이다.

요즘 밤이면 서울랜드 후문에서 국립현대미술관까지의 도로 곳곳엔 데이트족 차량들이 가득하다.

늦은 밤, 큰 나뭇가지들이 드리워진 길모퉁이에선 대공원 순찰차와 데이트족차량간에 숨바꼭질마저 벌어질 정도.

자유이용권은 주간 2만2천원에서 야간 1만5천원으로 내려간다.

야간개장은 오후 5시부터 오후 9시(평일), 10시(주말)까지.

(02)504-0011

<> 에버랜드 =어둠의 터널속으로 질주하는 "밤의 빅3" 놀이기종이 인기.독수리요새 환상특급 제트열차 등이 그것.

현란한 조명을 배경으로 최신음악을 즐길 수 있는 "브레이크 댄스"에도 젊은이들이 몰린다.

유령의 집 "고스트맨션"에 들르면 공포와 전율이 정점해 달해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

이보다는 장미정원과 야간분수대가 운치를 더한다.

그리스시대 건축양식의 기둥들이 파도분수를 따라 도열해 있고 그 주변에선 분수들이 색색의 조명아래 춤춘다.

수만송이의 장미들은 어둠속에서 아름다운 조각품들과 어우러져 밤의 공간을 연출한다.

드문 드문 서있는 가로등 불빛은 고혹적이다.

레이저쇼는 월.화.수 오후 8시30분, 목.금.일 오후 9시, 토 오후 10시에 선보인다.

오후 5시 이후에는 자유이용권과 입장권을 25% 싸게 구입할 수 있다.

(0335)320-5000

<> 롯데월드 =서울 부도심 잠실에 위치해 야간입장객이 전체 입장객의 30%에 달할 정도로 많다.

직장인과 가족 연인들이 평일 업무후 휴식장소로 즐겨찾는다.

석촌호수주변을 산책하다가 주변 벤치에 앉아 호수의 달을 보며 낭만에 젖을 수 있는 곳이다.

놀이기종 자이로드롭을 타고 높이 올라가면 서울야경에 취해 공포감을 순간적으로 잊는다.

밤에는 이벤트가 다채롭다.

오후 6시엔 마술극장에서 블라디미르마술쇼, 오후 7시엔 매직아일랜드에서 연인들을 대상으로 포크연주와 노래 경연이 펼쳐진다.

또 전기장식 퍼레이드, 인기가수들의 뮤직비디오패러디쇼 레이저쇼등도 선보인다.

토.일 오후 8시엔 젊은이들이 참가하는 테크노댄스와 힙합 등 댄스파티도 열린다.

매일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개장.

모든 입장객에게 할인요금을 적용한다.

2만3천원짜리 자유이용권이 1만5천원이다.

(02)411-2102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