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안드레아스 숄과 미국의 데이비드 대니얼스는 세계 카운터테너계를 이끄는 양대 산맥이다.

이들이 최근 대조적인 색깔의 음반을 동시에 내 눈길을 끈다.

숄은 카운터테너의 본령이라 할 수 있는 바로크시대 음악,특히 비발디 곡만으로 묶은 "비발디"를 새로 내놓았다.

반면 대니얼스는 퍼셀 글룩 등 바로크 작곡가 곡에서부터 베토벤 슈베르트 본 윌리엄스 풀랑에 이르는 현대 가곡까지 폭넓은 레파토리를 담은 "세레나데"를 선보였다.

카운터테너가 고전음악 이후로 레파토리를 넓혀가야 하는지,바로크음악에 더 충실해야 하는지 논의가 분분한 가운데 나온 음반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숄은 뭐니뭐니해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카운터테너.

부드럽고 풍요로운 미성과 학구적인 품위가 그의 최대 매력이다.

중저음에서 남성가수다운 깊이를 표현할 줄 아는 능력도 돋보인다.

대니얼스와 같이 두성과 흉성을 이상적으로 배합시키는 능력도 뛰어나다.

새음반 "비발디"에서 비발디의 성악작품 4곡,현을 위한 협주곡 2곡이 들어있다.

숄이 성악곡을 연주하다 오스트레일리안 브란덴부르그 오케스트라가 바통을 이어받아 현악곡을 들려준다.

계속 들으면 단조로울 수도 있는 바로크음악을 더욱 신선하게 전달하는 앨범이다.

"세레나데"는 대니얼스가 바로크의 영역을 넘어 연주의 폭을 넓힌 첫 음반.

물론 리사이틀 무대에서 낭만파 가곡을 불러왔지만 앨범으로 묶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풍부한 성량과 긴 호흡,세밀한 표현력,머리 뒤쪽으로 공명되는 독특한 어두운 음색(두성)이 이번 앨범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대니얼스는 숄이나 브라이언 아사와 같이 미성을 들려주진 못하지만 표현력 만큼은 가장 탁월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고음에서도 가늘어지거나 불안하지 않은 안정된 비브라토가 가곡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