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클라크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줄곧 하워드 휴즈가 생각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비행기를 좋아했는데,돈을 번 후 휴즈 항공사를 설립해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를 만들었다.

그 이름은 "Goose".

이 비행기의 탄생은 상업적인 목적보다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를 만들겠다는 휴즈의 욕망에 따른 결과였다.

넷스케이프의 창업자 짐 클라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요트를 갖고 싶어했다.

그 돈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속도로 프로그램을 개발했고,그와 넷스케이프의 엔지니어들은 설립 1년 반만에 백만장자 소리를 듣게 됐다.

진정한 도전과 성공은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지닌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일까.

하워드 휴즈나 짐 클라크 모두 원하는 것은 반드시 손에 넣겠다는 강한 욕망을 갖고 있었고 비행기나 요트를 좋아하는 천진난만함을 지녔다.

어린아이 같은 변덕스러움,즉 변화를 좋아하면서 집요함까지 갖췄다.

그들은 시대를 앞서가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휴즈는 첨단 항공우주 분야,클라크는 컴퓨터 그래픽과 인터넷 분야에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단순한 새로움을 넘어 진정한 의미의 "새롭고도 새로움(NEW NEW THING)".

이것이 바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라는 게 저자 마이클 루이스의 의견이다.

짐 클라크는 84년 미국 스탠포드대학 졸업생들과 실리콘 그래픽스를 창업했다.

이 회사의 워크스테이션은 조지 루카스의 ILM (특수효과 전문회사)등에 공급되며 그래픽 컴퓨팅 시장을 선도했다.

그러나 재주는 누가 부리고 돈은 누가 번다는 식으로 지분을 가진 자본가의 재산만 불려주었을 뿐 고생한 엔지니어들은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

결국 짐은 자신이 만든 회사를 떠나 새롭고 새로운 것에 재도전한다.

바로 넷스케이프를 만든 것이다.

새로움을 추구하던 그의 본능은 넷스케이프에서 엄청난 부를 만들어내게 된다.

그러나 부자가 되었다고 해서 클라크의 정신이 변한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넷 브라우저 사업을 독식할 것으로 예측한 그는 헬시온이란 회사를 만들어 효율적으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부자들의 재산을 관리해주는 마이CFO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이 책은 짐 클라크라는 실존 인물의 삶을 그리고 있지만 모험소설 같은 긴박한 플롯과 박진감 넘치는 묘사로 가득 차 있다.

소설처럼 재미있는 책을 읽으며 성공한 벤처 사업가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 김재문 LG경제연구원 책임컨설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