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를 잡아라"

국내 일류 펀드매니저들이 원서로 보던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고릴라 게임"(김봉즙 등 공역,씨앗을뿌리는사람,1만6천원)이 번역됐다.

저자는 "업사이드"지가 선정한 "디지털 혁명의 엘리트 1백인"의 하나인 제프리 무어 등 3명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고릴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인텔 같은 초고속성장주다.

왜 버로스,유니벡,NCR은 무너지고 IBM은 살아남았나.

데스크톱에는 왜 유닉스,라이코스,OS/2아닌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가 탑재됐나.

라이코스,알타비스타를 제치고 야후가 1등을 차지한데는 무슨 이유가 있나.

저자는 이를 고릴라의 패권으로 설명한다.

불연속적인 혁신제품으로 시장을 획득한 고릴라는 통행방향을 결정할 권리를 갖는다.

좌측이든 우측이든 일단 결정되면 바꿀수 없다.

신호체계를 바꾸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시장은 말한다.

"누가 이기든 상관없어.어쨌든 우린 하나밖에 지원 못해"

이 책은 고릴라라 불리는 "될성부른 나무"를 "떡잎"부터 알아보는 법을 자세히 다룬다.

꼬마 벤처주 중엔 고릴라,침팬지,원숭이가 될 놈이 따로 있다.

투자자는 고릴라를 찾아 돈을 몰아준 뒤 한낱 도박꾼에 불과한 데이트레이더는 무시하고 나날의 뉴스도 한 귀로 흘린 채 잊어버리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고릴라게임 제1수칙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보자.

1986년 주식 공개때 시가총액은 6억6천만 달러였다.

10년후 총액은 1천3백억달러를 넘었다.

2백배나 늘어난 셈이다.

제왕이 되기까지 고릴라는 경쟁사 를 기술표준으로 제압했다.

선과 넷스케이프가 연합한 반마이크로소트프전선도 고릴라 앞에선 무력했다.

고릴라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제때 시장 지분을 획득하지 못한 새끼들은 일찍 세상을 뜬다.

펜을 사용하는 컴퓨팅,뉴럴 네트워크(neural network.신경망)가 대표적이다.

애플의 매켄토시는 틈새시장 공략으로 겨우 살아남았다.

그래픽아티스트들이 잦은 화면변화를 감당할수 있는 맥을 선호했던 것이다.

고릴라가 되고 싶은 침팬지는 고릴라와 호환되지 않는 독자 표준을 갖고 있다.

침팬지가 고릴라를 공격하려고 일어나면 시장전체가 외친다.

"침팬지를 쏴 죽여라"

이제는 아무도 쓰지 않는 IBM의 컴퓨터 운영체계 OS/2의 운명이 그렇다.

시장은 윈도우에 맞춰놓은 시스템이 흔들리길 원하지 않는다.

원숭이의 일생은 오히려 평탄하다.

고릴라의 영역안에서 고릴라의 지시대로 생산하는 까닭이다.

고릴라끼리 싸울 때는 볼만하다.

1996년 랜 스위칭(lan swiching)시장의 고릴라인 스리콤(3com)은 또 다른 고릴라 시스코와 엎치락뒤치락하다가 결국 패배했다.

스리콤의 시장점유율은 50%에서 17%로 하락한 반면 시스코는 38%로 뛰어올랐다.

인터넷시장의 미래 고릴라는 누구인가.

저자는 "독점성과 전환비용이 없는 인터넷시장에도 고릴라는 분명 존재한다"며 "이같은 별종은 고릴라가 아니라 "고질라"로 불러야할 것"이라고 말한다.

개별종목으로 인터넷은 과대평가되었지만 카테고리(분야)로는 저평가되었기 때문에 인터넷 고질라의 미래는 밝다는 주장이다.

< 윤승아 기자 ah@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