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쟁(Hyper-competition)의 시대다.

19세기 산업혁명에 비견되는 정보혁명은 산업구조를 송두리째 뒤흔들며 지식사회의 개막을 알렸다.

신기술은 하루가 멀게 쏟아지고 경영환경은 가늠하기조차 힘든 속도로 변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21세기 기업경영은 그간의 경쟁수준을 넘어선 초경쟁이 되리라는 게 피터 드러커의 말이다.

대경쟁,무한경쟁,초경쟁...

경쟁만으론 모자라 갖가지 "어감증폭사"들을 갖다붙이는 요점은 하나다.

내일의 경쟁은 오늘보다 박터지고 피말리는 국면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뜻이다.

경제지형도에 일대 지각변동이 임박했다는 숱한 예고들과 함께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라는 구호도 난무한다.

하지만 정작 "어떻게"라는 실질적인 지침은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에서 내로라는 경제.경영 전문가 7명이 "한국기업의 운명을 바꿀 21세기 미래경영"(김영사,1만2천9백원)을 펴냈다.

유승민,선우석호,안중호,김영걸,전용욱,김용준,이병철.각 분야에서 권위자로 꼽히는 필진들이 21세기형 기업의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 다섯가지-디지털 경영,가치중심 경영,네트워크 경영,지식경영,브랜드 전략-를 철저히 분석했다.

풍부한 국내외 기업 사례와 함께 각 패러다임의 명확한 개념정의부터 적용방안까지를 꼼꼼하게 짚는다.

책은 변화된 경영환경을 두루 살피는 것으로 출발한다.

저자들은 "테크노 글로벌리즘"이 대두하는데 주목한다.

미국의 기술패권이 약화되고 선진국 사이에 기술능력의 수렴현상이 나타나는만큼 이에 기초한 경쟁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진단이다.

"가치중심경영"에서는 기업들이 재무목표를 시장가치 중심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와 실천과제를 제시한다.

"디지털 경영"에서는 전자상거래가 몰고온 시장변화와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인터넷이 낳은 웹경제학은 전통 경제학과는 전혀 다른 논리를 갖는다.

희소성의 원칙은 무한공급의 원칙으로,수확체감의 법칙은 수확체증의 법칙으로,규모의 경제는 작은 기업의 미학으로 대체됐다.

웹경제학을 토대로 새롭게 등장한 전자시장의 혜택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시장 진입을 위해 필요한 조직 실행 마케팅 법 제도를 분야별로 살펴본다.

이밖에 "지식경영""네트워크 경영""브랜드 전략"편에서는 다양한 사례연구를 통해 얻어진 체득적인 지침을 제시했다.

새로운 게임,새로운 규칙,새로운 전략을 요구하는 21세기.변화를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경영정석"이 될 만하다.

< 김혜수 기자 dearsoo@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