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가지가 매다는 꽃을 보러 나섰다.

골짜기 우물처럼 봉한 언 개울이 있어 그 신성 깨뜨릴세라.

잠든 숲들도 깨어나지 않게 징검다리의 고요 몇 번 더 다독이며

내가 그 동산에 들어섰을 때

매지나무에 이미 움돋았는지,

석남꽃 피었는지,

수만 꽃술이 함께 터졌는지,

그 아래에서 누가 서툰 눈길을

너에게도 주었던가.

**월간 "현대문학"5월호에서

<>약력=1946년 경북 울진 출생.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동두천""푸른 강아지와 놀다""길의 침묵"등.

소월시문학상 동서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