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정지우(34)씨가 장편소설 "내 남자의 남자"(전2권,소담출판사)를 펴냈다.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남성 동성애자의 내밀한 욕망과 정체성 찾기를 다룬 작품이다.

세상의 경계 밖으로 밀려난 이방의 존재.

동성애는 다수가 만들어낸 규범의 화살에 끊임없이 위협당하는 소수의 비극이다.

불온한 것으로 치부당하고 습기찬 곳으로 내몰리기 십상인 제3의 성.

작가는 자신도 모르게 남성에게 이끌리는 한 남자의 슬픔과 그 슬픔까지 사랑하는 한 여자의 얘기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남들과 별 다를 것 없어뵈는 젊은 대학교수 승윤,그를 사랑하는 여자 강희,이들 사이에 끼여든 동성애 남자 선이.이들은 숱한 갈등 끝에 세상의 틈새 위에 그들만의 둥지를 튼다.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와 그 남자의 남자 사이에서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사랑은 꼭 두사람이 해야 한다는 당위와 반드시 남녀 사이에만 존재한다는 관념의 벽을 허물어뜨리는 것이다.

작가는 작중인물들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그들 하나하나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낸다.

동성애자의 미묘한 죄의식을 드러내는 동시에 연민의 정을 함께 불어넣는다.

가까워질 수 없는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의 내면도 다감하게 그린다.

고두현 기자 kd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