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으로 밥을 먹고 사는 화가들에게 인식의 전환은 생명과도 같다.

고정관념에서 해방될때 작품은 더욱 새로워지고 살아숨쉰다.

기존의 미학에 집착하거나 눈에 보이는 사실에 얽매어서는 생동감 있는 작품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런점에서 항상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작품세계를 추구해온 성순희씨의 개인전이 관심을 끈다.

12일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상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회는 또다시 변화된 그의 작품세계를 볼수 있는 기회다.

표현법도 달라지고 등장하는 물상도 새로워진 신작 35점이 출품됐다.

모두 "생의 화음"시리즈다.

성씨는 오랫동안 실내정경이라고 할수 있는 정물화에 가까운 작업을 해왔다.

자신의 생활공간이나 작업공간에 놓인 소재들을 실제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배치하는가 하면 형태의 재해석을 통해 아름다움을 표현해왔다.

그런데 최근 성씨의 작업은 예전과는 사뭇 다른 시각에서 출발한다.

먼저 실내에 한정해온 시각에서 벗어나 바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하나의 변화다.

배 우산 물고기등도 새로운 소재로 채택하고 있다.

또 대형접시를 캔버스에 끌어들여 그안에다 또다른 독립적 회화공간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조형적 상상력의 확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접시라는 음식을 담는 그릇을 캔버스와 같은 개념의 조형공간으로 설정함으로써 시각적인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종이상자나 나무상자의 이미지를 화면속에 끌어넣은것도 의식의 반전이라 할수 있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씨는 "성씨의 최근 작업은 가파른 변화의 물살을 타고 있기에 어떠한 방향으로 진전하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의식의 자유로운 항해가 무엇을 가져다주는지를 최근 작업을 통해 스스로 확인할수 있었다는 점이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10번째 개인전으로 21일까지 계속된다.

(02)730-0030

< 윤기설 기자 upyks@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