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엔터테인먼트 도구로 사용해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는 건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차원낮은 얘기는 아닙니다.

여러분은 워크맨이나 8밀리비디오 같이 세계의 문화를 바꾼 소니의 제품을 고작 어른들의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겁니까"

지난 94년 세계 게임기시장에 돌풍을 몰고온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을 개발한 구타라기 겐이 92년 게임기시장 진출여부를 결정하는 소니의 확대경영회의에서 한 말이다.

그의 자신감에 찬 발언은 소니 회장인 오가 노리오를 감복시켰다.

PS 한 제품으로 세계 90개국에 연간 7천억엔의 매출을 올리는 기적의 비즈니스를 일궈냈다.

"제2차 디지털전쟁-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아리사와 소지 저,오근영 역,씨엔씨미디어,8천5백원)는 PS1,2의 개발을 통해 벤처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세계적 기업 소니를 심층해부하고 있다.

PS1에 이어 지난 3월 시판된 차세대 게임기 PS2는 세계 디지털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X-BOX라는 게임기의 제작발표회를 서둘러 가졌고 삼성도 엑스티바라는 DVD겸용 게임기 제작계획을 밝혔다.

저자는 이같은 변화를 "제2차 디지털전쟁"이라고 본다.

차세대 게임기들이 단순한 오락용 제품이 아니라는 얘기다.

게임기란 형태를 취한 멀티미디어 기기라는 것이다.

당연히 네트워크기능과 인터넷접속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져 PC(개인용 컴퓨터)를 대체하는 차세대 디지털제품의 대표주자로 손색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PS1,2를 개발한 소니의 21세기 전략에 포커스를 맞춘다.

성악가 출신으로 소니 회장의 자리에 오른 오가 노리오의 생애를 소니의 발전사와 함께 드라마틱하게 그리면서 소설처럼 이끌어간다.

콘텐츠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해 소니뮤직을 창립하고 콜롬비아픽처스 인수,게임산업 진출을 결단한 소니의 경영 뒷얘기가 박진감있고 생생하게 전개된다.

< 장규호 기자 seinit@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