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는 이미 수많은 연주자들에 의해 다채롭게 해석돼왔다.

이무지치와 슈투트가르트챔버의 정통적인 해석,파비오 비욘디 같이 원전악기로 연주한 사계,나이젤 케네디의 파격적인 재즈식 연주에 이어 최근에는 경쾌하고 현대적인 안네 소피 폰 무터의 버전까지 다양하다.

더이상 숟가락을 얹어 놓을 데가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한국출신 바이올리니스트중에 사계를 녹음한 아티스트는 없을까.

실망할 필요는 없다.

한국의 대표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98년 런던에서 세인트마틴 인더 필즈 오케스트라의 주요 단원들로 구성된 챔버와 함께 사계를 녹음했다.

삼성영상사업단이 기획해 녹음했지만 99년말 영상사업단이 해체되면서 안타깝게도 사장된 것이다.

이 음반이 최근 E&E미디어란 음반사를 통해 다시 빛을 보게 됐다.

강동석은 "사계는 상당한 상상력이 요구되는 곡"이라며 "소리를 너무 기름지고 풍부하게 내기보다 순수하고 깨끗하면서 비브라토를 최소한으로 사용했다"고 말한다.

항상 진지하고 학구적인 연주를 보여주는 강동석의 사계.

기대해도 괜찮을 듯 하다.

< 장규호 기자 seinit@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