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개봉하는 "신혼여행"은 제목부터 관객들에게 궁금증을 던져준다.

줄거리는 신혼부부들의 신혼여행에 관한 내용이다.

그러나 타이틀의 한자어는 의미가 다르다.

몸과 혼이 한데 어울려 기나긴 여행을 떠난다는 게 이야기의 기저다.

관객들은 왜 이런 제목이 붙여진지는 영화가 끝날 무렵쯤돼야 알 수 있다.

이 영화는 코믹과 멜로가 섞여있는 서스펜스극이다.

일종의 요즘 유행하는 퓨전영화다.

첫날밤에 벌어지는 신혼부부들의 다양한 행태는 폭소를 자아내지만 살인사건
과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이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7쌍의 커플이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신혼 커플들은 각양각색이다.

선을 보고 바로 결혼한 김준호(차승원) 부부, 강력계 형사로 7년만에
신혼여행을 가는 최편식(황인성) 부부, 여행사 착오로 신혼여행팀에 끼게된
중년 조만동(이인철) 권정금(신신애) 부부, 정신질환이 있는 홍기정(김진만)
주고은(정선경) 부부.

이들은 달콤한 기대감을 갖고 단체로 신혼여행길에 나서지만 예상치 못한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신혼부부들은 첫날 일정을 마치고 호텔내 노래방에서 단합대회를 갖는다.

술에 취한 준호는 방 번호를 잘못 알고 주고은의 방에 들어가 그와 관계를
맺는다.

준호의 부인 은진은 남편이 첫날부터 외박한 데 대해 화가 나 짐을 꾸려
공항으로 향한다.

다음날 아침 준호는 해변가에서 양쪽 눈알이 빠진 처참한 모습의 시체로
발견된다.

단서는 현장에서 발견된 지포라이터 한 개뿐이다.

최편식은 졸지에 사건을 맡아 수사에 나선다.

그는 용의자들과 사건 당일의 정황을 추적해 가면서 부부들간의 실체를
알게 된다.

사건이 발생한 지 며칠 뒤 홍기정이 호텔방 욕조에서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채 발견된다.

그의 죽음으로 사건은 잠정 결론을 내리고 종결된다.

편식은 며칠 뒤 TV를 보다가 결정적인 단서를 잡아내고 살인범의 집을
급습하면서 엽기적인 사건의 전말이 드러난다.

영화는 코믹과 미스터리물의 쉽지 않은 융합을 적절히 소화해 냈다.

시나리오는 공모전에서 6백3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선된 작품이다.

구성이 비교적 탄탄하다.

주연(정선경 차승원)보다 조연들이 극적 재미를 더해 준다.

황인성 이인철 김소연 엄춘배 등 조연배우들의 연기력도 돋보인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된 원인, 사건 단서들의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느낌을 준다.

미스터리물에서 사건과 사건의 연결고리는 중요한 요소다.

결과적으로 사건과 관계없는 단서들을 나열한 것은 긴장감을 오히려
반감시킨다.

허니문투어에 "남녀혼합교도"와 중년부부가 참가한다는 것도 설득력이
약하다.

코믹 에피소드를 인위적으로 만들기 위해 캐릭터를 도식화한 인상을 남긴다.

이같은 단점에도 불구, 이 영화는 쏠쏠한 "극적 재미"를 안겨준다.

스릴을 맛보면서 박장대소할만한 코믹장면들이 내내 이어진다.

엔딩은 반전이다.

라스트 5분의 장면은 이 영화의 키포인트로 한 여인의 이뤄질 수 없었던
"슬픈 사랑"의 내막을 보여준다.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 "낙타는 따로 울지 않는다"에서 조감독을
맡았던 나홍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 이성구 기자 sk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1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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