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학의 요람인 동국대 불교학부가 존폐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97년 불교학부 정원이 80명에서 70명으로 축소된데 이어 올해에는
전과제한 규정이 폐지됨으로써 이탈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재 불교학 인도철학 선학 3개 학과로 구성된 불교학부 재학생은 40여명.

웬만한 학과 하나 숫자에도 못미친다.

그런데도 학교측은 전과를 3.0이상 성적 취득자에서 희망자로 전면 허용
했다.

수용인원도 학과 정원의 1백20%에서 1백50%로 늘어났다.

불교학과에 무제한 전과를 허용한 것은 사실상 불교학부를 없애자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학부제가 실시된 이후 불교학부 학생의 전과는 평균 17건.

다른 학부에서 불교학부로 전과한 경우는 하나도 없었다.

이 대학 교학부 관계자는 "입시때면 불교학부 입학후 전과가 가능하냐는
문의가 쇄도한다"며 "불교학부를 간이역쯤으로 보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불교학부 학장 현각 스님은 미술학부처럼 전과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불교학부 졸업생의 장래가 불투명한 것이 전과의 근본 이유라며
종단과 학교측의 성의있는 노력을 요구하는 사람도 많다.

< 윤승아 기자 a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