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패션의 핫 아이템은 단연 데님( Denim )이다.

데님이란 염색한 실로 짠 목면을 말한다.

그동안 청바지의 원단으로 쓰이며 젊음, 실용성, 튼튼함을 상징했던 데님이
이번 시즌에는 최첨단 패션을 이끄는 유행상품으로 떠올랐다.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과 브랜드들은 데님으로 만든 사치스러울 정도의
화려한 옷들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재킷 치마는 물론 이브닝드레스 롱코트, 심지어 고급스러운 핸드백까지
블루 데님이 주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이 제품들은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와 실험정신을 가득 담고 있다.

온갖 기교를 동원해 물을 빼고 염색하고 덧칠했다.

반짝이는 구슬과 핑크색 스팽글로 화려하게 수를 놓은 상품도 자주 눈에
띈다.

자수 패치를 밑단에 덧댄 청바지는 차라리 평범해 보일 정도다.

데님을 부드럽게 만든 다음 프릴이 잔뜩 달린 치마를 만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데님 열풍에 대해 "60년대 히피즘과 90년대의 럭셔리 트렌드가
합쳐져 2000년 봄에 뉴 로맨틱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풀이한다.

젊은이들의 자유정신과 기성에 대한 반항으로 상징되는 히피즘.

청바지와 수술로 장식된 인디언 옷은 이들 히피의 드레스 코드(Dress Code)
였다.

반면 럭셔리( Luxury )룩은 히피의 정 반대편에 위치한다.

말 그대로 상류층의 고급스럽고 부유한 멋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지금까지 디자이너들은 럭셔리 스타일을 표현하기 위해 가죽이나 캐시미어
등 최고급 소재를 사용해왔다.

그러나 이 소재들이 조금 진부해지고 권위적인 느낌마저 들자 과감하게
데님을 끌어왔다.

젊음과 자유로움은 그대로 둔채 고급스러움과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가미한
것이다.

여성복 브랜드 오브제는 다양한 데님 디자인을 선보였다.

70년대 유행했던 밑이 넓은 판탈롱 바지를 만들고 그 밑단에 발레리나
옷처럼 샤를 달았다.

러플이 많이 달린 재킷의 소재도 알고보면 데님이다.

이전의 뻣뻣하고 무거운 느낌을 죽이기 위해 부드럽게 특수 가공처리했다.

오즈세컨은 낡은 듯 빈티지( Vintage )풍으로 물을 뺀 원단에 자수를 넣어
발랄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꽃문양 자수를 놓은 집시풍 치마와 몸에 붙는 상의 등 데님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다.

남녀옷을 함께 판매하는 XIX(엑스 아이 엑스)는 더 이상 화려할 수 없는
진팬츠를 내놓았다.

바지 전체에 구슬과 스팽글을 부착해 마치 수채화 꽃밭을 연상시키는 플라워
진, 나팔바지 아랫단에 수술과 구슬을 단 청바지 등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베스띠벨리는 밑단에 거울조각을 달아 포인트를 준 미러 진을 판매중이다.

직사각형의 거울조각들이 빛을 반사해 화사한 분위기를 돋우는 것이
특징이다.

< 설현정 기자 sol@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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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님 옷 멋지게 입기 ]

데님을 소재로한 화려하고 눈에 띄는 옷은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하지만 입는 사람 본인이 소화를 못 해낼 경우 어색하고 거북해 보이기
쉽다.

또 데님 자체가 부피감이 있는 소재인데다 장식까지 달려 있어 더욱 투박해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유행하는 데님 상품을 멋지게 소화해 내는 방법,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1. 반드시 입어보고 살 것 =구슬이 달려 있거나 자수가 놓인 데님 제품은
옷걸이에 걸려 있을 때는 예쁘지만 사람이 입어서도 그 패턴과 느낌을 간직할
지는 미지수다.

눈으로 보는 디자인과 달라지는 경우가 많으니 꼭 입어봐야 한다.

2. 꽃장식은 작을수록, 밑단 장식의 간격은 촘촘할수록 날씬해 보인다
=화려한 꽃자수와 프린트는 시선을 분산시키기 때문에 퍼져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밑단 장식 역시 절개의 폭이 넓을수록 키가 작고 다리가 짧아 보인다.

장식이 두줄로 되어 있는 경우 그 간격이 좁을 수록 다리가 길어 보인다는
사실을 머리속에 새겨둘 것.

키가 작은 사람들은 단을 접는 디자인은 피하는게 좋다.

3. 골반 바지는 배를 감춰준다 =골반에 걸치는 디자인은 복부를 가려줄
뿐만 아니라 밑위 길이가 짧아보여 한결 날씬해 보인다.

배꼽선 바로 아래에 허리선이 있는 바지가 가장 적당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