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이 달라진다.

올해 설립 50주년이자 책임운영기관으로 출범하는 원년을 맞은 국립극장
(극장장 김명곤)은 최근 중.장기 발전계획을 담은 사업계획을 발표, 대대적인
변신을 예고했다.

청사진의 골자는 "예술감독제"와 "프로듀서 시스템"의 도입.

우선 각 전속단체의 단장이 예술감독을 겸임하던 것을 단장과 예술감독을
따로 두는 2원체제로 개편했다.

단장은 행정및 단원관리 부문, 예술감독은 레퍼토리 선정.기획등 예술부문에
주력하게 된다.

김명곤 신임 극장장은 "단장겸 예술감독이 한 작품을 공연하면서 다음 공연
까지 기획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랐다"며 "두사람이 상호보완하면서 보다
체계적이고 내실있는 공연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듀서 시스템을 통해서는 전속단체와 극장 행정팀이 공연 초기 단계부터
함께 기획.홍보.마케팅을 고려한 공연 전략을 세우도록 할 계획이다.

예술성과 경영논리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김극장장은 또 "대관료 수입만 확보된다면 3~4일이던 공연기간을 10일 정도
로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 청소년용 공연 개발과 상설공연 확대도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국립극장은 올해 공연으로 상반기에 "국립극단 50년, 우수 레퍼토리
베스트작"과 "국립무용단 4인 4색, 나흘간의 춤 이야기"등의 작품을 소개,
지난 50년을 정리한다.

하반기에는 한.중.일 3국이 "춘향전"을 중국의 월극과 일본의 가부키,
한국의 창극형식으로 선보인다.

민간인 기관장의 지휘아래 책임운영기관으로 거듭난 국립극장이 과연 새로운
예술경영의 모델로 뿌리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김혜수 기자 dears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