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

중견 목회자의 도발적인 발언에 기독교계가 긴장하고 있다.

"2000년 한국교회의 과제는 목사가 죽는 것"이라고 주장한 인물은 전북 익산
갈릴리교회 이동춘 담임목사.

이 목사는 최근 "기독교 신문"에 실린 기고문 "한국 교회에 보내는 편지"
에서 "교회가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세상의 빛이 되려면 목사가 죽어야 한다"
며 "목사만 죽으면 교회가 화평해진다"고 역설했다.

"유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의 저자도 중문학 교수였던 점을 감안하면
교계 안팎에 "내부고발자"가 날로 늘고 있는 셈이다.

이동춘 목사에 따르면 오늘날 한국 교회에는 개혁 대상인 목사들의 목소리는
천둥처럼 울리는 반면 뇌성처럼 퍼져야 할 예수님의 소리는 간 곳이 없다.

한국 교회에는 무슨 총재, 고문, 대표, 이사장, 공동의장 등이 그리 많은지
세상 사람이 비웃는 줄도 모르고 있다.

이같은 교만은 예수 이름의 칼날 앞에 여지없이 쓰러져야 한다는 것이
이목사의 주장이다.

그는 "교회 안 싸움을 교회 밖에서 말리는 세상이 됐으니 이같이 되고야
무슨 세상의 빛이며 소금이 되겠는가"라고 질타하며 "이제 제 정신을 차리고
목사의 죽음을 선언하자"고 당부한다.

이 목사는 "글이 게재되자 같은 목사끼리 얼굴에 침뱉기냐는 전화도 있었
으나 모처럼 속시원한 글을 읽었다는 격려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성신학대를 졸업한 이 목사는 13년간 기독교방송(CBS)아나운서로 재직한
뒤 90년 목사 안수를 받고 익산에서 목회 활동을 해왔다.

현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가맹교단인 기독교대한복음교회의 총무를
겸하고 있다.

< 윤승아 기자 a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