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위기의 수위가 날로 높아진다.

남자들의 정자수가 줄어들고 산모젖에 환경호르몬이 섞여나온다.

개발의 이면에서 이뤄진 무차별적인 환경파괴가 인간들의 삶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환경"이 21세기 인류 생존과 직결된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생태주의 농업이
주목받고 있다.

"생명을 살리는 농업"으로 생태계와 식량의 위기의 대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때마침 생태주의 농업과 관련된 책 두권이 나와 관심을 끈다.

"생태농업을 위한 길잡이"(전국귀농운동본부, 들녘, 1만원)와 "21세기
희망은 농에 있다"(정경식.안철환 저, 두레, 8천원).

"생태농업을..."는 생태농업 입문서다.

유기농법과 자연농업의 총론으로 시작해 오리농법, 우렁이 농법, 지렁이
농법, 숯과 목초 농법, 그린 음악농법등을 개발한 농부들과 학자들의 글을
엮었다.

"벼박사"로 통하는 벌교의 강대인씨 이야기나 쿠바의 생태농업 운동같은
국내외 성공사례들도 모았다.

도시인들의 "귀농"을 돕기 위해 설립된 귀농운동본부는 이 책을 필두로
"생태적 삶을 위한 귀농총서"를 시리즈로 낼 계획이다.

"21세기..."는 20년이상 무농약 유기농사를 지어온 충남 변산의 농부
정경식씨(41)가 들려주는 유기농 실천의 기록이다.

"살아있는 땅에서만 생명의 밥상을 마련할 수 있다"는 믿음아래 정씨는 농약
이나 화학 비료의 유혹을 물리치고 유기농사의 외길을 걸어왔다.

그가 돌보는 2천평 농지는 1백여종의 작물이 자란다.

땅은 짚이나 풀로 뒤덮여 있다.

짚풀을 들춰보면 지렁이 무당벌레 거미같은 곤충들이 우글댄다.

작물에 피해를 주는 두더지도 살고 있다.

공생과 순환의 원리에 입각한 생태농업의 표본이다.

돌려짓기, 섞어심기, 퇴비 만들기같은 정씨의 유기농법도 자세히 실었다.

< 김혜수 기자 dears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