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테크노파워 >

세계최대의 경매사이트 "이베이"의 회장 피에르 오미디어(32).

그는 캔디상자 모으기가 취미인 여자친구의 환심을 사기위해 우연히 인터넷
경매를 시작했다가 3년만에 이베이를 미국 최고사이트 대열에 올려놨다.

99년 현재 이베이의 시장가치는 2백억 달러.

지난해 타계한 "소니"의 아키오 모리타 회장은 4백년을 이어온 양조장의
가업을 거부하고 전자업에 뛰어들어 "싸구려 모방품을 만드는 나라"라는 일본
의 이미지를 씻어낸 기업인.

그는 뛰어난 경영인이었을 뿐 아니라 폐쇄적인 일본사회와 서구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

최근 경제산업연구회(회장 양지청)가 펴낸 "2021테크노파워"(청양, 1만원)는
20세기와 21세기에 걸쳐 경제경영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모굴(거물) 경영인
33인을 통해 바라본 자본주의 변천사다.

리누스 토발즈를 필두로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며 만나는 경영인의 삶과 철학을 통해 기술력을 앞세운 "테크노 파워"
의 등장이 시대적 조류임을 말해준다.

가장 고령인 앤드류 카네기나 록펠러 등은 현대적인 경영방식의 단초를 제공
하기도 했지만 그들은 주로 절대적인 독점을 통해 부의 축적을 이뤘다.

이러한 초기 자본축적방식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 점차 합리적인 경영형태로
바뀌었으며 기술력을 앞세운 전문경영인의 등장이 그 변화의 핵심에 있음을
역순의 배치로 보여준다.

"트러스트의 아버지이자 기업독점의 왕이며 석유산업의 차르"라는 비난으로
스탠더드 오일의 해체를 감수해야 했던 록 펠러의 사례에서는 오늘날 MS사와
빌 게이츠가 처한 위기의 단면을 읽을 수 있다.

책속에 등장하는 33인은 포천지 선정 "20세기를 빛낸 기업인"과 포브스가
집계한 "테크노 20대 갑부"를 기준으로 삼았다.

< 김형호 기자 chs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