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트 힉스 감독의 영화 "삼나무에 내리는 눈" 원작소설이 국내에 소개
됐다.

데이비드 구터슨의 장편 "삼나무에 내리는 눈(Snow Falling on Cedars)"
(노혜숙 역, 전2권, 문예마당).

이 작품은 1995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후 30개 국어로 번역돼 4백만부 이상
팔렸다.

영화는 19일께 국내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구터슨은 국제 펜클럽 포크너상과 태평양 북서부 서점연합상을 받은 작가.

그는 2차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들을 수용소로 강제이주시킨 사건을 통해
인종차별을 고발하며 고난 속에서 꽃피는 연인들의 사랑을 감동적으로
묘사한다.

인간평등과 휴머니즘, 이루지 못한 사랑과 정신적 상처의 극복과정이
잔잔하게 다가온다.

소설은 1950년대 미국 북서부의 섬마을 법정에서 시작된다.

일본계 미국인 가부오가 어부 살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주민들은 아직도 전쟁을 일으킨 일본인을 미워하고 가부오는 일급살인죄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실제로 미국은 2차대전때 일본계의 간첩행위를 우려해 수용소에
몰아넣었다.

방청석에서는 이스마엘이라는 기자와 피고의 부인인 하츠에가 재판을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젊은 시절 사랑했으나 하츠에가 수용소에 갇히면서 헤어졌다.

세월이 흘렀지만 이스마엘의 가슴속에는 사랑의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다.

그는 전쟁중 한쪽 팔까지 잃었다.

그러다 이스마엘은 가부오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 단서를 발견
한다.

해묵은 적개심과 정의감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는 결국 증거를 법정에
제출한다.

폭설이 퍼붓는 초반 분위기와 폭풍 뒤의 평화가 찾아온 후반부의 섬 풍경이
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