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에 브리티시 트래디셔널 바람이 거세다.

영국 전통 문양인 체크와 타탄이 스커트에 그려져 있고 영국귀족 카디건경이
입었다는 카디건 니트가 갑자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밖에 다이아몬드 무늬가 엇갈려 있는 아가일 체크와 마치 아메바 모양
같은 페이즐리 문양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보인다.

모두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전통의상에서 나온 디자인들이다.

아이디룩에서 선보이는 "레니본 (Reneevon) "은 이런 의미에서 특히 주목
받는 브랜드다.

이 브랜드는 "영 트래드 (Young Trad) "를 추구한다.

브리티시 특유의 트래디셔널 감각을 보여주되 젊고 신선하게 표현해 낸다는
뜻이다.

키이스, 비꼴리끄, BCBG등 기존 국내 트래디셔널 브랜드들은 대부분 30대
고객들을 타깃으로 한다.

오픈할 당시에는 2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했으나 10년 이상의 세월을 단골
고객들과 같이 보내면서 브랜드 이미지도 덩달아 나이를 먹어버렸다.

때문에 현재 20대초반 여성들이 쇼핑을 즐길만한 트래디셔널 브랜드가 없다.

아이디룩은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레니본을 만들었다.

이 회사의 이경후 사장은 레니본을 시장에 내놓기 전에 "22세에서 25세
여성들, 다시 말해 대학교 3,4학년이나 학교를 갓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중에는 트래디셔널 스타일을 좋아하는 소비자층이 존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디룩은 젊은 트래드를 표현하기 위해 기성 브리티시 트래드의 대표적
디자인특징들을 버리고 이를 신세대에 맞게 고쳤다.

넓었던 재킷어깨는 좁히고 통넓은 바지라인을 좀더 슬림하게 처리했다.

그렇다고 레니본이 눈에 띄는 화려한 색상을 보여주거나 뉴욕풍의 도시적인
이미지를 모방하는 것은 아니다.

또 최신유행의 과격한 실루엣도 따라가지 않는다.

그보다는 얌전하고 수수하고 잔잔하다.

은은한 세련미도 느낄 수 있다.

레니본의 고객들은 유행을 앞서가는 트렌드세터 (Trend Setter) 라는
말보다는 기품있어 보인다는 말을 좋아하는 여성들이다.

주요 색상은 앤틱 파스텔톤.

세월의 때가 묻은 청동 손잡이나 빅토리아 여왕때 썼던 것 같은 도자기,
오래된 마호가니 옷장과 같은 컬러가 옷으로 재현됐다.

올봄에는 전국에 5개매장만 문을 열 계획이다.

1백명의 소비자중 단 2명만을 고객으로 삼아도 그들을 확실한 마니아로
만든다는 것이 아이디룩의 전략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