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개성을 바탕으로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두 연주자가 2월
무대를 빛낸다.

집시 바이올린의 대표주자 로비 라카토쉬와 살아있는 재즈의 전설 척
맨지오니가 각각 12일과 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선다.

두사람 모두 첫 내한공연인 데다 감미로운 재즈와 열정적인 집시 바이올린의
대조적인 무대여서 관심을 끈다.

맨지오니는 트럼펫과 플루겔혼(트럼펫보다 부드럽고 풍부한 음색의 악기)을
연주하는 재즈 아티스트.

현재 60세를 넘긴 나이지만 작곡가 지휘자 대학교수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1998년에는 10년만에 앨범을 내는 정열을 보여주기도 했다.

체스키 레코드로 발매한 "더 필링스 백(The feeling"s back)"이 그것.

제목부터 1977년 발표한 불후의 명곡 "필스 소 굿(Feels so good)"을
떠올리게 하는 음반이다.

이 음반은 발매 즉시 빌보드차트 15위안에 랭크되면서 팬들의 향수를
달래기도 했다.

맨지오니는 1970년 "힐 웨어 더 로드 하이즈(Hill where the Lord hides)"란
첫 앨범을 발표했다.

이 앨범은 그해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의 전성기는 1970년~80년대초.

이번 콘서트에서 연주할 "필스 소 굿"을 비롯해 "산체스의 아이들"
"아름다운 길" "구름을 좇아" 등이 모두 이때 발표한 곡들이다.

그는 그러나 1989년부터 연주를 중단하고 휴식과 음악교육에 전념했다.

그러다 94년 컴백해 앨범을 다시 내기에 이르렀다.

이번 콘서트에는 2년전부터 호흡을 맞춰온 색소폰의 제라드 니우드를 비롯한
5인조 밴드가 등장한다.

(02)598-8277

로비 라카토쉬의 집시 바이올린은 느릿느릿 흐느적이다 숨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빨라지는 연주, 집시의 애환이 담긴 각종 장식음과 재즈적인 기법이
어울린 현란한 연주가 특징이다.

그는 그러나 전통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집시 앙상블에서는 별로 쓰이지 않는 피아노와 기타에 큰 역할을 부여한다.

심지어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기도 한다.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 드레스덴 필하모닉 등이 협연을 요청해올 정도로
음악성도 인정받고 있다.

헝가리 태생인 라카토쉬는 5살때부터 집시 바이올리니스트의 대가였던
아저씨 산도르와 아버지 안탈로부터 집시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전통적인 장식음 처리와 연주기법을 마치 침례를 받듯 배웠다"며
"덕분에 모든 레파토리를 외워서 연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바이올린 정규교육을 받기 위해 부다페스트의 바르톡음악원에 들어가
19살에 이 음악원 바이올린 연주부문 1등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직접 작곡한 교향곡 "죽은새"와 "발리아를 위하여",
브람스 "헝가리무곡 5번", "내친구 집시" 등을 연주한다.

(02)585-2396

< 장규호 기자 seinit@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