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 러시아의 조선 진출과 함께 상륙한 한국 정교회가 올해로 선교
1백주년을 맞았다.

정교회는 1백주년 기념일인 오는 2월27일 서울 마포성당에서 바르톨
로메우스 총대주교가 집전하는 "대영광식"을 갖는다.

5일간 전국 7개 성당에서 다채로운 축제를 마련한다.

한국 정교회 신자들은 1910~1945년 일제가 조선을 강점한 이후 혹독한
박해를 받았다.

당시 러시아 정교회는 모든 지원을 중단했다.

정교회는 현재 세계 2백여개 국가에 4억명의 신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 신도수는 2천3백여명에 이른다.

트람바스(70)주교는 "러.일전쟁이 발발한 뒤 일본이 성당을 찾는 사람들을
러시아의 스파이로 몰아간 탓에 신자들의 발길이 뚝 끊어진 적도 있었다"면서
"한국인 첫 사제인 "알렉세이 김"신부가 한국전쟁 때 북한으로 끌려가 5년
동안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암흑기를 거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백년 동안 한국 정교회가 일제의 박해와 6.25전쟁으로 성당이
파괴되는 역경을 딛고 일어선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1968년 정교회는 교구 관할권이 러시아 정교에서 그리스 정교로 넘어갔다.

트람바스 주교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74년이다.

그는 "80년대 전후 인천과 부산에 정박하는 그리스 선박들이 많아 그들을
찾아다니며 성찬예배를 하느라 바빴다"며 "그리스에서는 한국하면 6.25참전과
정교회를 연상할 정도로 한국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한국 정교회는 고난과 시련의 1백년 역사를 담은 사진집과 시디롬을 곧 출시
할 계획이다.

< 강동균 기자 kd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