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정전(국보 제233호)은 태조 3년인 1394년에 창건된 경복궁의 정전으로
국가의 중요 의식을 거행하고 외국 사신들을 접견하던 곳이다.

우리나라 정전건축 가운데 가장 높고 클 뿐만 아니라 조선조 건축기술이
응축돼 있는 대표적인 궁궐이다.

현재의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1867년 고종 4년에 흥선대원군이
다시 지었다.

"아침에 정사를 보고 낮에 의견을 물으며 저녁에 정령(영혼)을 닦고 밤에
몸을 편안히 한다"는 "시경"의 문구를 인용해 정도전이 근정전이라
이름붙였다.

임금이 부지런히 정사를 돌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정면 5칸, 측면 5칸의 중층건물인 근정전은 다포계 양식의 8각지붕으로
되어 있다.

기단은 월대라는 2중기단으로 조성됐다.

상.하 월대 주변에는 장대석(길게 다듬은 돌)을 둘렀다.

월대 난간에는 해태를 비롯 주작 백호 청룡 현무 등 소박하면서도 힘찬
기운을 풍기는 다양한 돌조각들이 새겨져 있다.

특히 서쪽 월대의 잔나비(원숭이)상은 표현의 사실성이 뛰어나 금방이라도
함께 얘기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내부는 상하층 구분이 없으며 중앙에 어좌가 있다.

근정전은 올 1월부터 전면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1백30여년의 세월을 거치는 동안 나무로 된 맞춤 부분이 벌어지고 용마루
처마가 처지면서 심하게 훼손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전문가의 현장조사와 자문을 얻어 2001년 8월까지 공사를 끝낼
계획이다.

<>처마의 처짐 <>기둥 및 주변 목부재의 벌어짐 <>중앙부 대들보의 갈라짐
등 변형된 부분을 바로잡고 부식된 목재와 훼손된 기와 등을 교체하게 된다.

근정전 보수공사를 계기로 현 정치인들도 정사를 돌보는데 매진했으면
좋겠다.

< 강동균 기자 kdg@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