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기 아까운 자연다큐멘터리 2편이 이번주 안방을 찾아간다.

EBS는 오는 27~28일 이틀에 걸쳐 특집다큐 "도시의 곤충"(연출 김병민)과
"한국의 식충식물"(연출 김민호)을 각각 오후8시에 방송한다.

인간들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있는 도시속의 곤충들은 어떻게 생명을
이어가고 있을까.

"도시의 곤충"은 빌딩숲 서울에서 살아가는 곤충들의 세계로 시청자들을
안내한다.

서울살이는 사람뿐 아니라 곤충에게도 힘겨운 일이다.

대도시 생활을 견뎌내는 종은 손으로 꼽을만큼 일부에 불과하다.

제작진은 도시에서 곤충들이 지켜야할 생존법칙을 두가지로 요약한다.

"몸집을 줄여라"와 "식성이 까다로우면 안된다"는 것.

가장 무서운 천적인 사람의 눈에 띄지않으려면 크기가 작아야하기 때문이다.

서울과 지리산의 나방을 비교해보면 몸집 차이가 확연하다.

또 식성이 좋은 배추흰나비 표범나비 노랑나비 등은 살아남은 반면 그렇지
못한 호랑나비 제비나비는 서울에서 만날수 없게 됐다.

이튿날 방영되는 "한국의 식충식물"은 곤충을 잡아먹는 "생태계의 이단자"
식충식물의 독특한 생태를 소개한다.

우리나라의 식충식물들인 끈끈이귀개 땅귀개 이삭귀개 통발 자주이삭귀개
등의 신기한 모습을 볼수 있다.

제작진은 해남 보길도에서 화순 의정부 관악산 제주도 울산무제치 등 주요
서식지를 답사했다.

전세계에서 식충식물이 가장 많이 살고있는 호주 퍼스지역의 생태계도 함께
전해준다.

화려한 빛깔과 향기로 곤충을 유혹하는 식충식물들은 효소로 곤충을 분해,
질소성분을 흡수한다.

식물인 이들이 왜 곤충을 잡아먹기 시작했을까.

해답은 빈약한 주변환경때문이다.

산성습지나 석회암 절벽지대 등지에 주로 자라는 식충식물들은 부족한
자양분을 곤충을 통해 섭취한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과거 연못이나 논에서 흔히 볼수 있었던 통발이 습지의 감소와
함께 차츰 사라져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도 진단한다.

< 박해영 기자 bon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