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외환시장과 증시가 불안한 양상을 보이면서 거시지표들이 경제상황을
과장하고 있다는 "지표거품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주가가 1천포인트를 훌쩍 뛰어넘기도 했지만 외국인 매수에 따른 "외제주가"
의 성격이 강하다.

경상수지도 2년 연속 2백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내고 있지만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헐값수출에 의한 것이란 지적이다.

우리나라가 과연 국제통화기금(IMF)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주식자본주의와 미국의 금융지배전략"(홍찬선 저, 무한, 8천원)은 이같은
상황을 볼 때 IMF위기는 아직도 진행중이라고 진단한다.

겉으로 나타나고 있는 경기호전은 외국인 자금 위에 세워진 신기루일
가능성이 크다고 조심스럽게 주장한다.

지난해 7월 대우문제가 불거진 이후 나온 정부대책도 금융개혁 기조와는
어울리지 않는 억지책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한다.

그래서 다시 동아시아와 우리나라 경제위기의 원인을 추적하는 데로
돌아간다.

현직 증권부 기자인 저자는 동아시아 위기의 원인을 지난 95년 8월에 나타난
금융중심 경제정책으로의 변화에서 찾고 있다.

"강한 달러"를 강조하는 정책변화가 엔약세를 부추겼고 결국 동아시아의
수출감소, 경상수지 악화를 가져왔다고 한다.

국제금융시장을 지배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인위적인 위기"를 조장했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이를 서세동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어 "경상수지 적자속의 원화강세" "과잉.중복투자 버블론" "리더십의
부재" 등 7가지 원인이 우리나라에 IMF위기를 몰고왔다고 결론짓는다.

저자는 주가폭락의 가능성을 점검하고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제2의 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토지본위였던 우리 경제의 체질을 주식본위로 바꾸고 주식자본주의(Stock
Capitalism)를 우리식으로 정착시키는 길만이 유일한 위기대응책이라고
강조한다.

< 장규호 기자 seinit@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