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전 불모지였던 국내 이동통신 분야는 이제 강대국이 질투할 정도로
세계적인 메카로 발돋움했다.

이동통신의 핵심기술인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맨 먼저 도입해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한 덕분이다.

그러나 CDMA기술을 도입해 상용화하는 과정에서는 숱한 갈등이 있었다.

정책결정에 관여한 통신 관료들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기업, 연구소
등 주체들간의 자존심 건 막후다툼이 그것이다.

"우리 휴대폰 덩크슛 쏘다"(정금애 저, 수채화, 9천원)는 이같은 갈등을
파헤친 다큐멘터리 소설로 국내 통신사의 한 획을 그은 CDMA 기술 도입과
상용화 과정을 둘러싸고 벌어진 비화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재미는 당시 현장에 있던 주인공들의 실명을 들어 최대한 사실에
근접해 이야기식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송언종 윤동윤 경상현 이석채 남궁석 등 전현직 정보통신부 장관과 정부
고위관료들, 통신업체 사장과 고위임원들, 연구소장 등 2백여명의 실존
인물이 등장한다.

저자는 1년여간 이들을 빠짐없이 만나 증언을 들으며 심층 취재했다.

따라서 주인공들의 당시 행적은 물론 인간적인 고뇌, 감정까지 세밀히
묘사돼 있다.

이 책은 1992년 CDMA기술 도입과정부터 1995년말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선정까지를 다루고 있다.

미국 퀄컴으로부터 CDMA기술 도입이 결정되기까지의 과정, 상용화단계에서
정부와 기업의 알력,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냈다가 반납했던 SK그룹의
경영비화, PCS사업권 선정과정에 얽힌 얘기 등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이해 당사자들의 항의까지 무릅쓰고 이 책을 쓴 것은 세계를 앞서갈
창조적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