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침례교 목사가 전 세계 침례교인들의 대표라는 중책을 맡게 된 것은
개인의 영광일뿐 아니라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침례교의 발전과
선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9일 호주 멜버른에서 세계 1백11개국 침례교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세계침례교연맹(BWA) 18차 총회에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세계침례교
총회장으로 선출된 김장환 목사(66).

그는 "앞으로 어느 총회장 못지않게 열심히 일하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의 많은 기독교인들과 세계 침례교인들의 기도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침례교는 세계 최대의 개신교 교파 중 하나다.

김목사는 향후 5년동안 미국을 비롯 유럽과 아시아 등 전세계 1백11개국
1억5천만명에 이르는 침례교인들을 대표하는 총회를 이끌게 된다.

지금까지 세계침례교 총회장은 주로 미국과 영국 등 서구 교계의 지도자들이
맡아왔다.

아시아계로는 홍콩의 데이비드 왕 목사가 75년 선출된 이래 김목사가
두번째다.

김목사는 오는 7월 세계침례교 총회장에 취임한다.

"동양과 서양 교인들의 지식과 도움을 얻어 총회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어려운 제3세계에 복음을 전하고 이들의 인권을 향상시키는 데도 노력할
것입니다"

교계에서는 김목사의 이번 총회장 선출을 지난 한세기 동안 세계에서 가장
급성장을 이룬 한국교회 역량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망과 기대의 표시로 보고
있다.

1889년 캐나다의 독립선교사 펜윅과 더불어 시작된 한국침례교는 현재
2천여개의 교회와 60여만명의 교인을 거느릴 정도로 발전했다.

김목사는 "한국이 세계를, 한국교회가 세계교회를 품는 아량과 도량을
갖추고 시야를 넓혀야 한국교계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교회가 황금만능주의와 팽창주의에서 벗어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눈을 돌려야 한다"며 "문화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인재를
키우는 일에 더 많은 투자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5일까지 열리는 침례교 세계대회에서는 세계인권대회 결과를 발표하고 지난
5년간 인권신장에 기여한 침례교인에게 인권상을 시상했다.

또 호주 원주민에 대한 화해를 선언하고 극빈국가 부채탕감, 제3세계 개발과
자연재해 구호에 3백만달러를 지원키로 결의했다.

김목사는 58년 미국 밥 존스대를 졸업한 뒤 트리니대, 사우스웨스트대,
캠벨대 등에서 명예 신학박사학위를, 휘튼대에서 명예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59년 미국 단테제일침례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뒤 60년 수원중앙침례교
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82년 침례교 세계대회 준비위원장, 85년 침례교 세계연맹(BWA) 회장 등을
맡으며 침례교의 국제적인 지도자로 부상했다.

현재 극동방송 사장과 수원중앙침례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

< 강동균 기자 kd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5일자 ).